제3호(09월) | 공격원잠과 항모 건설, 그리고 10만 해양 양성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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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 작성일15-10-01 19:45 조회2,532회 댓글0건본문
‘아닐’ 미(未)에 ‘올’ 래(來), ‘미래’가 궁금하다. 궁금하면 상상을 하고 예측을 해본다. 기대도 해보고 걱정을 해서 대비도 해보려 한다. 그러나 ‘오지 않은 것’이 미래인데, 그것을 어찌 알고 또 어떻게 준비하리.
하지만 충분히 예측되는 것도 많다. 내일은 해가 뜨고, 가을 다음엔 겨울이 오는 것이 그렇다. 사람은 생로병사(生老病死), 조직은 흥망성쇠(興亡盛衰)를 피할 길이 없다. 가장 똑똑하다는 이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국가도 잘못 판단하면 망(亡)과 쇠(衰)의 길로 빠져들 수 있다. 이유는 경쟁하는 상대국에도 역시 최고의 엘리트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들 간의 싸움에서 밀리면 나라도 사라진다.
국가도 있고, 군도 있지만, 그보다는 작은 것 ‘해군’에 집중해보기로 하자.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어떤 해군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Think the Unthinkable 해야 한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상상해서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안보와 안전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이 자세다. 침략을 당한 뒤, 사고를 당한 뒤,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라고 말하며 깨닫는 것은 소용이 없다.
인간은 상상력을 가진 동물이다. 따라서 조금만 더 집중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낼 수 있다. 기간은 줄이면 상상은 보다 정확해진다. 길게 잡지 말고 앞으로 10년 내 해양 안보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보자.
우리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사이 북한의 어떤 해양위협을 가해올까. 지난 8월 목함지뢰 사건으로 일어난 위기는, 가까운 미래에 북한이 할 수 있는 도발이 무엇인지 짐작케 해준다. 먼저 큰 것부터 살펴보자. 북한이 왜 도발하느냐란 문제다.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도발을 하는 것 같다. 정권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 외부에 적을 만들어놓고, 그 적이 쳐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자기를 중심으로 뭉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적은 공격하려 하지지 않으니 ‘먼저’ 그리고 ‘몰래’ 도발을 한다. 그 도발로 인해 적이 “당했다” “응징해야 한다.”고 떠들면, “적이 우리를 치려고 한다.”고 주장해 자기 정권을 유지해가는 것이다.
천안함-연평도-목함지뢰 사건이 그렇다. 북한은 그들이 ‘몰래’ 도발을 해놓고, 당한 우리가 흥분하면 그것을 핑계로 김(金)가 3대 정권을 강화했다. 따라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 우리는 북한이 반복해서 하는 도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우리가 통일하는 그날까지 저들은 도발을 한다.
이 도발에서 우리를 지켜내려면, ‘역격(逆擊)’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역격’에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가 도발과 침략을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도발과 침략을 하는 집단은 국제적으로 고립돼 많은 고통을 당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산업국가를 이룬 우리가 국제사회로부터 고통을 받을 이유는 없다.
따라서 북한이 도발을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강력한 응징, 즉 역격을 해, 우리의 위기를 벗어난다. 이를 위해 이미 우리는 ‘도발 원점을 3배로 응징한다’는 대원칙을 세워놓았으니, 그 원칙대로 하는 것이다, 응징을 위해 미리 준비해놓은 작전계획을 ‘국지도발계획’이라고 하던데, 그것을 제대로 가동해 북한에 큰 충격을 줘야 한다. 도발만 하고 당해보지 않은 놈이, 제대로 당하면 큰 충격을 받는다.
이 충격이 북한을 급변으로 몰아갈 수 있다. 이미 북한의 내부 모순은 상당히 심각하기 때문이다. 장성택과 현영철 등 2인자급을 처형했으니, 같은 꼴이 되고 싶지 않은 2인자들은 김정은을 향해 최고의 충성을 한다. 그러나 그 또한 불신을 받게 된다면 죽음이 두려워, 김정은에게 반기를 들 수 있다. 이것이 북한 급변의 시작이다. 급변은 북한의 내분이나 내란으로 구체화한다.
인민군은 북한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식량난과 유류난에 직면해 있다. 북한에서 내분이 일어나면 보급에 문제가 생겨, 입에 풀칠하기 힘들어진 병사들이 탈영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식량 부족은 거의 모든 부대이 당하고 있으니 전 부대에 거의 동시에 탈영이 시작될 수 있다. ‘집단 탈영’이 일어나는 것이다. 동독은 18만 동독군 가운데 절반 정도가 탈영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급변에 빠져 서독에 흡수되었다.
해군은 천안함-연평도처럼 북한이 할 수 있는 해상도발에 대처하고, 북한 도발에 강력히 역격하는 것을 준비하며, 동시에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먼저 도발에 대한 역격 준비다. 북한은 해군력이 약하니 비대칭 전력을 이용해 도발한다. 수적으로 많은 잠수함정을 풀어 도발하는 것이다. 목함지뢰 사건 때도 50여척의 잠수함정을 풀어 무제한잠수함전을 하는 쇼를 펼쳤다.
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기간 잠항이 가능하고 수중 속도가 매우 빨라(30노트 정도), 앞에 가는 적 잠수함이나 수상함을 용이하게 추적할 수 있는 공격원잠을 보유하는 것이다. 북한은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우리는 것을 이용한다. 이러한 공격원잠을 NLL너머 북한의 마양도나 비파곶 기지 12해리 바깥쯤에 착저(着底)시켜 놓았다가, 북한 잠수함정이 나오면 비밀리에 추적케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잠수함정이 우리 영해로 들어오면 침략으로 간주해 바로 격파해버린다. 우리 영해로 들어온 것을 기다려 격파하는 역격을 몇 번하면 북한 잠수함정은 얼어붙는다. 물론 유사시에는 북한 잠수함 기지에서 나오는 북한 잠수함을 바로 격침시켜 버린다. 이러한 역격을 거듭하면 북한은 급변이 일어날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힘이 달리면 누구든 내부 모순이 격화돼 반란에 직면한다.
공격원잠 보유를 불가능한 일로 보지 말라. 지금 인도는 ‘아리한트’ 공격원잠을 건조해 진수했다. 이전에는 러시아에 공격원잠을 빌려서 사용했다. 인도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데도 90%대로 농축한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공격원잠을 보유한 것이다. 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하는 전략원잠은 몰라도, 공격원잠은 건조해도 무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브라질은 20%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공격원잠을 만들려고 한다. 이는 무기급 우라늄(90%대 농축)을 사용한다는 시비를 피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우리는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하며 연구용원자로에 사용하는 20% 농축의 핵연료는 임의로 제조해도 된다는 인정을 받았다. 20%로 농축한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잠수함은 6년 정도마다 핵연료를 교체해야 한다.
모든 잠수함정은 6년 정도 사용하면 기지로 끌고 와 자른 다음, 내부에 있는 각종 부품을 교체하는 대정비(overhaul)를 해야 한다. 그때 핵연료도 함께 교체하는 것이다. 브라질이 이러한 공격원잠을 건조하고 있으니 우리도 따라하자는 것이다. 이는 노무현 정부 때 잠시 추진했다가 중지한 ‘바라쿠다’ 사업을 부활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공격원잠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북한 급변사태 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북한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북한 지역 안정화가 중요한 일이 된다. 북한 지역 안정화는 유엔의 인정 하에 할 수도 있고, 우리와 주변국 간의 합의에 의해 할 수도 있다. 서독이 동독을 안정화할 때는 서독과 소련과의 협상에 의해 단행됐다. 물론 서독의 뒤에는 미국이 있었다. 북한을 안정화할 때는 북한의 수부(首部)인 평양을 안전하게 점령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이를 위해 우리 육군의 강력한 기동부대인 ‘북진선봉부대’가 출동했다고 생각해보자. 이 부대는 전방에 있는 인민군 전연군단, 그 후방에 있는 인민군 기동부대 지역을 통과하고 이어 평양방어사령부를 돌파해야 한다. 200여km를 돌격해야 하며 너무 많은 ‘겹’을 벗겨야 하는 것이다. 보급로도 매우 길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잘못하면 큰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해병대를 대동강 어귀로 상륙시키면 어떨까 생각해보자. 평양방어사령부만 재끼면 되는 것이라 해볼만 한 작전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완편된 해병대 1개 사단을 상륙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해군은 완편된 1개 해병 사단(1만2천여명)을 상륙시킬 수 있는 기동능력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척뿐이 독도급을 3척으로 늘이고 차기 상륙함(LST) 건조를 서둘러야 한다. 그에 따라 전대로 있는 상륙함 세력을 전단으로 키운다.
이러한 상륙전단을 보호하려면 3개 전단으로 편성된 기동함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상륙군을 보호하려면 Air Cap를 씌워줘야 하는데, 이를 멀리 있는 우리 기지에서 이륙한 공군이 해주기 어렵다. 따라서 항공모함과 함재기를 준비해 해군이 수행한다. 해군은 두 가지 항공작전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하나는 독도급 대형상륙함(LPH)에서 헬기를 이용해 해병대를 공중 기동시키고 보급을 해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항공모함에서 함재기를 띄워 진격하는 해병대를 완벽히 보호해주는 작전이다. 스텔스인 F-35B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을 갖춘다면 한국 해군 항공력을 상당한 힘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항공기 세력력을 운용하기 위해 항공전단을 항공사령부로 확대해야 한다.
지금 중국은 라오닝(遼寧)항모를 갖고 있고, 일본은 라오닝보다는 작지만 F-35B와 오스프리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즈모와 가가, 그리고 휴가-이세함을 보유하고 있다다는 것을 잊지 말자.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우리가 통일 이후에도 번영하는 생존을 하려면 지금 항모 준비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3개 전단으로 구성된 잠수함사령부를 가져야 한다. 이 사령부가 파견한 공격원잠 세력이 물밑에서 기동함대와 상륙전대 등을 보호해줘야 한다.
한국 해군은 함재기를 보유한 항공사령부, 공격원잠을 보유한 잠수함사령부, 항모를 거느린 기동함대사령부, 상륙전단, 그리고 기동함대 등이 작전할 때 원활한 보급을 해주는 보급함(AOE)와 우리 함정이 사고를 당했을 때 구조 구난을 해주는 지원함 세력을 거느린 전단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력이 있어야 우리는 이어도 주변부터의 우리 수역을 우리가 지킬 수 있게 된다. 북한 급변에 대처하면서 해양 이익도 지켜내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번영은 무역에 있는데, 무역의 99%가 바다로 이뤄지지 그 항로를 지키는 것이다. 오는 11월 해경은 이어도 수역을 지키는 5000t급 경비함을 진수한다. 독도를 지키는 삼봉함에 이어 두 번째로 5000t급 경비함을 갖는 것이다. 해군은 이러한 해경과 합동작전을 하는 것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처럼 해군과 해경이 함께 작전하는 국가함대(the National Fleet) 건설도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한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동남아 국가들과 해양도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남사군도, 서사군도, 스카보러 섬 사건 등이 그것이다. 일본과는 동중국해에서 센카쿠 영유를 놓고 일본과 대립하고 있다. 영유권 싸움 밑에는 해저 유전과 가스, 그리고 어족자원을 차지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갈등이 일어날 때 우리의 무역로를 보호하려면 한국 해군은 원양함대를 출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준비를 하면서 북한 급변사태에도 대비하려면 우리는 지금 항모와 공격원잠, 함재기, 대형상륙함 등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인원의 확충이다. 해군 함정이 대형화하고 있으니 그에 따라 해군 인력을 늘여줘야 한다. 4만5천명 수준인 해군을 6만으로, 2만 7천명 정도인 해병대는 상륙부대를 제대로 완편하고 항공여단을 만들어주기 위해 3만으로, 일반직과 의무경찰을 빼면 8천인 해경을 1만으로 늘이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6+3+1=10, 필자는 이를 10만 해군 해병 해경 육성안이라고 부른다.
북한 도발을 격퇴하고, 북한 급변을 유도하고, 북한 급변시 성공적인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우리 이익을 지키려면 우리는 10만 해양력 양성으로 나가야 한다. 이 구호 아래 바라쿠다 사업을 부활시키고, 항공모함을 건조하며, 함재기 세력 등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앞으로의 10년을 바라보고 우리가 해야 할 해군력 육성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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