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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12월) | 우리나라의 지리적 환경과 바다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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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민계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교수 작성일16-01-04 17:43 조회1,4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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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지도는 위가 북쪽이고 아래가 남쪽인 것으로 작성되고 우리도 지도를 그렇게 본다. 그러나 조선시대 임금님이 보는 지도는 방향이 그 반대로 되어있다. 즉 임금은 지도를 방바닥에 펼쳤을 때 몸에 가까운 쪽이 북쪽이고 몸에서 먼 쪽이 남쪽이 되도록 지도를 놓고 보았다. 세계지도를 그렇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평양의 중심국가로 보인다.

 

  이러한 지리적 환경으로 인하여 경제적으로나 국방상으로나 바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를 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바다를 잘 통제하였을 때는 나라가 온전하였고 해양 진출시기에는 국운이 융성하였으며 해상활동을 위하여 조선기술이 발달해왔다.

 

  삼국시대 백제의 무역선은 중국과의 경제적, 문화적 교류의 중심역할을 하였으며 고구려를 볼 때 수군이 강했을 때는 수·당의 바다로부터의 침입을 잘 막아낼 수 있었다. 발해와 신라의 남북국시대(흔히 통일신라시대라고 함)때 장보고의 해상활동으로 인한 국운의 융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잘 알고 있는 바이다.

 

  고려를 건국한 왕건 태조는 해상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개경開京(오늘날의 개성)의 호족 출신이므로 무신란武臣亂이나 몽고의 침입이 있기 전까지의 고려에서는 자연히 해상무역이 활발하여 고려의 무역선이 멀리 아라비아 중동지역까지 진출하였고 인구 70만명에 이른 국제도시 개경에는 고래 등 같은 기와지붕이 처마를 이었으며 동남아시아나 아라비아에서 온 상인들이 거리에서술주정을 부리고 목청을 높였었다고 한다. 또한 ‘Korea'라고 하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영어 국명이 그때 생겼다고 한다.

 

  몽고의 침입시기에는 여러 가지 국가적 활동이 침체된 시기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비록 외적의 침입으로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였을지라도 인류의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의 축조와 같은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대 문화大 文化 활동이 있었고 특히 우리나라 조선사造船史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음에 틀림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몽고인들은 역사적으로 내륙사막 민족이라 물을 잘 모르고 바다를 두려워하였다.  그래서 몽고군이 오면 배 위에서 며칠씩 지낼 수 있는 식량과 물을 싣고 온 가족이 배를 타고 바다로 피신을 하면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빤히 보이는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어도 몽고군은 육지에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였을 것이다. 몽고군이 물러나면 상륙해서 지내다가 몽고군이 오면 다시 바다로 피신하고 마치 숨바꼭질 하는 것과 같은 경우가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전국 각 지역에서는 많은 배를 건조하여 보유하느라고 선박을 튼튼하고 빨리 건조하는 기술이 크게 발달하였다. 또한 몽고군이 물러갈 때까지 해상에서 며칠씩 지내야 하니까 선박의 안정성(stability)이 매우 중요한 사항이 되었을 것이다.

 

  고려는 건국초기부터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선박건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특히 몽고침입 이후 고려시대의 선박은 당시 세계 어느 나라의 선박보다도 튼튼하고 안정성이 우수하였다. 그러한 사실을 증명하는 역사적인 기록이 있다.
 
  고려의 조정이 강화도에서 몽고(元나라)의 침입에 대항하여 약 40년간 항전을 계속하다가 항전을 멈추고 다시 개경으로 귀환한 뒤 몽고의 요청에 의하여 일본정벌을 위한 여몽연합군을 결성한 바 있었다. 여몽연합군이 일본 본토에 상륙하기 직전 해안에 도착하였을 때 큰 태풍이 불었다. 그때에 몽고군이 징발한 송나라의 전선이나 송나라의 장인이 건조한 원나라의 전선은 태풍으로 인하여 모두 파괴, 또는 전복되었으나 고려의 전선은 멀쩡하였다는 원나라 역사책(元史)의 생생한 기록이 남아있다.

 

  고려의 선박건조기술과 전통은 조선시대로 계승되었다. 조선시대 초기 태종 때에는 대마도 정벌을 위하여 고려시대의 전선을 개량한 바 있으며 성공리에 대마도를 정벌한 바 있다. 그리고 영·호남으로부터 서울인 한성漢成과 그 북쪽지역에 곡물을 운반해야 하는 필요성에 의하여 조운선漕運船이 발달하였으며 임란당시의 주력전투선인 판옥선板屋船으로 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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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에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도수군통제사로 부임하신 사실을 우리 국민은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해본다. 그때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도 수군통제사가 아니라 삼도수군통제사로 부임하여 부산 앞바다를 지켰더라면 침략을 하러오던 왜군들을 상륙도 하기 전에 모조리 바다에 수장시켜 버렸을 것이 아닌가 !

 

  조선의 국정이 안정되었던 태종, 세종조를 지나 중기, 후기로 갈수록 수세적, 소극적 해양 정책으로 결국 왜란을 초래하게 되었고 1910년에는 나라를 잃는 수모와 치욕을 당하게 되었다.

 

  1945년 광복이 되었으나 곧이어 민족상잔의 6·25전쟁이 일어났고 나라는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의 악착같고 끈질긴 노력으로 이제는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였으며, 세계 제일의 조선해양 산업국이 되었다. 이러한 단기간 내의 경제 발전은 세계 경제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으며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제일의 조선해양산업 강국이 된 것은 지금까지의 역사적 고찰로 보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세계지도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지리적 환경을 생각해보자. 우리나라가 몽고나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과 같이 바다에 접해있지 않은 내륙 국가였다면 과연 오늘날과 같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와 접하고 있어 해상운송을 통한 국제적 경제교류, 즉 수출·수입이 용이하였기 때문에 이처럼 단기간 내에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간략한 역사적 고찰을 통해서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보나 국방상으로 보나 바다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토방위를 위해서는 물론 육·해·공군이 모두 있어야겠으나 필자는 해군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긴 국토의 연안을 지키는 강력한 해군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세계 10위권을 넘나드는 국력의 신장으로 인하여 세계로 뻗어난 해운로를 지키는 대양해군의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그리고 3군중에서 해군의 전력을 증강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부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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