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07월) | 소셜미디어 시대와 국가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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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재필 작성일16-08-10 11:58 조회1,747회 댓글0건본문
소셜미디어 시대와 국가안보
박재필(충남대학교 교수)
바야흐로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시대다. 국가의 정책을 포함하여 모든 분야의 홍보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지 않고서는 그 효과를 제대로 거두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소셜미디어 시대 홍보의 특징을 보여주는 사례는 많지만 최근 개봉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흥행의 성공은 소셜미디어 시대의 여론이 어떻게 흐르는지 그 특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영화‘인천상륙작전’은 2016년 7월 27일 6.25전쟁 정전협정 63주년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개봉되었다. 이 영화가 개봉된지 10여일 만에 누적 관객 5백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관객 평점에서 꾸준히 8점대를 유지하면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이 영화의 성공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개봉 일주일 전인 7월 20일에 개최된 시사회에서 영화평론가로부터 평점 3점대라는 최악의 혹평을 받았다는 점이다.
영화상영전에 이미 영화평론가로부터 최악의 평점과 시대착오적 이념물이라는 원색적 혹평을 받아 이미 실패한 영화로 낙인찍힌 ‘인천상륙작전’이 이렇듯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여러 가지 현상이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어 다양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소셜미디어’로 특징되는 현 시대적 여론 형성과정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가 개봉된 후 최악의 평점을 매긴 영화평론가의 혹평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어 영화제작관계자들을 노심초사하게 만들었던 이 영화가 개봉후 오히려 관객의 좋은 평점과 호의적인 관람 후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었고 그 결과 젊은 층은 이 영화를 외면할 거라는 예측과는 달리 20~30대가 영화관람객의 53.13%를 차지할 만큼 세대별로 비교적 고르게 사랑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조사기간 7월 27일~8월 3일, CGV 리서치센터 제공)
이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개봉 주보다 2주차에 관객이 더 드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좋은 평이 확산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서 소셜미디어 시대의 특징을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라 할 것이다.
이처럼 소셜미디어의 발달은 가정, 기업 및 정부, 나아가 국제적으로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다. 정보와 뉴스가 눈 깜짝할 사이에 확산 및 소비되는 소셜미디어의 현상은 해상에서 발생한 군사상황 뿐만 아니라 세월호와 같은 대형 재난상황 발생 시 국민여론 형성과정에서 영향력 면에서 오프라인으로 통칭되는 기존의 미디어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국가의 존망이 달려 있는 국가안보영역도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시간이 갈수록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국가안보상황에 대한 대국민 홍보에 있어서도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소셜미디어를 통한 자유로운 의사개진과 순식간의 확산으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의도된 유언비어의 확대 재생산을 통해 국가 안보정책이 함몰될 수도 있는 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가안보분야는 그 본연의 연구 주제도 중요하지만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관련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활용하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국가안보관련 기관에서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안보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요청을 하고 있는지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2008년부터는 블로그를 시작하고, 2010년부터는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략 가이드북을 제작하고 ‘트위터’, ‘미투데이‟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국민과의 진솔한 소통에 관심을 표명해왔다.
국방부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안보관련 정부부처의 소셜미디어 시대에 부합하려는 국가안보정책에 대한 대국민 소통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드배치결정과 관련한 남남갈등의 확산에서 보듯이 왜곡된 정보나 유언비어 확산 방지를 위한 홍보전략 측면에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여론형성의 추이는 국가안보정책과 주요 안보이슈에 대한 정책홍보면에 있어서 소셜미디어시대를 어떻게 국가안보정책 홍보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소셜미디어는 「참여ㆍ공유ㆍ개방」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모바일 인터넷의 확산과 맞물리면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소셜미디어 시대의 특징을 고려할 때 소셜미디어 시대 홍보의 핵심은 사실(Fact)과 더 나아가 진실(True)이다. 사실과 진실은 아무리 가리려고 해도 가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은 영화는 좋은 영화인 것이다. 영화평론가의 평점이,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항상 관객과 같을 수는 없지만 만약 평점에, 시각에 있어서 사실 및 진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잡힐 수 있어야 하며 소셜미디어 시대의 특징은 시간이 걸릴 뿐이지 사실 및 진실과 다른 부분은 반드시 균형있게 잡힌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국가안보정책이 원칙에 입각하여 진행되고 있고, 사실과 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정책의 목적 달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러므로 사드배치 결정과 같은 국가 생존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안보정책은 소셜미디어에서 나타난 단기적인 여론왜곡 현상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사실과 진실에 바탕을 둔 책임있는 장기적인 여론전 수행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페이스북이 2004년 설립되고, 이후 유투브가 2005년, 트위터가 2006년에 설립된지 이제 겨우 10여년이 지났을 뿐인데도 이 소셜미디어는 전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미디어로 자리매김하였다. 2015년 말 기준 페이스북은 15억명이, 트위터는 9억명이 가입하여 매일 가입자간 정보와 의사교환을 하고 있으며, 유투브는 일일 시청자가 10억 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과 위력을 지닌 소셜미디어를 제외하고 국가안보정책홍보를 발전방향을 논할 수는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나타난 소셜미디어 시대의 여론형성 추이는 최근 한국정부의 사드배치결정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반적인 갈등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시사점을 분명히 제시하는 만큼 단기적인 여론추이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실과 진실에 바탕을 둔 끈기있고 일관된 소셜미디어 홍보정책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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