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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08월) | 대한민국의 미래 해군력 설계요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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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서양원 작성일16-09-07 10:20 조회1,9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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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 해군력 설계요건 제안


서양원(충남대학교 대외협력위원)

 

들어 가는 말

  한국 해군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 개략적으로 세 가지 의견으로 나뉘어져 있다. 전통적으로 제기된 의견은 강력한 기동부대 전력을 확보하여 북한해군에 대해서는 도발억제 수단으로, 그리고 유사시에는 기동작전 세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동시에 주변국 해군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동함대 확보론’이 제기되었다.
  또 한편에서는 주변국 위협에 비해 북한의 위협이 더 급박하고, 주변국에 대해 전력을 갖추는 데에는 시간과 재원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 해군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소형함 위주로 연안작전 해군력을 갖추면 된다는 ‘연안 방어 해군론’이 제기되었다. 해군력 건설에 부정적인 의견이었다. 절충의견인 또 다른 의견은 우리의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한국 해군이 균형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만큼의 전력을 갖추고 외국의 위협은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논의들이 오랫동안 한국의 해군력 건설에 영향을 끼쳐 왔다.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 선조들은 참 평화스러운 사람들이었나 보다. 외국을 공격하고 위세를 떨쳤던 적이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외국의 공격을 방어하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군사력도 주변국들에 비해 작게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세계의 역사적 사실은 강력한 해양력을 갖춘 나라가 언제나 그 국가를 강력한, 세계적 국가로 성장하게 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의지가 중요하다.
 
 1. 해군력 설계에는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세계 해양의 역사 속에서 한 국가의 해군력을 설계하는 과정에 있어서 적정규모의 해군력에 대한 논란은 항상 대두되어 왔다. 미국은 포에니 전쟁 역사에서 해군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국민들은 물론 국가 지도자가 발 벗고 나서서 해군력의 강화를 실천했으며, 양차 세계대전을 치르는 동안 이 균형 잡힌 해양력은 그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면서 미국을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들었다. 또한 섬나라 영국이 부강해지기 위해서는 해양력의 강화가 절실했고, 이를 위해 사략선 제도를 만들면서까지 해양력 강화에 노력한 결과 영국의 국기가 펄럭이는 곳에 해가 지지 않는 국가를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제기되었던 청년학파의 어뢰정 중심 해군력 건설 논란은 그 반대 측면의 대표적인 예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전함을 건조하는 대신에 값이 싸고 전함 격침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던 고속 어뢰정과 장갑 순양함을 건조하여 주요 거점에 배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소형의 함대만 건설하면 이것으로 영국의 상선 통항을 방해하면서 전함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제기되었다. 이는 해군력 건설을 위한 재정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정부에게 설득력 있는 논리로 받아들여지면서 프랑스는 전함 건조 대신에 어뢰정을 주축으로 하는 해군력을 건설하게 된다. 그러나 해군력을 설계하면서 해군력은 융통성 있게 설계되어야 하는데, 어느 한 측면만을 강조하다 보면 다른 상황에 처했을 때 대응할 수 없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전함에 대한 대응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잘못을 범한 좋은 예이다. 영국이 어뢰정을 무력화하는 구축함을 건조하고 전함을 어뢰정이 쉽게 공격할 수 없도록 고속화함으로써 이 어뢰정 함대는 쓸모없는 전력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 결과가 국가 흥망에 어떤 결과를 낳게 했는가는 양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가 처했던 상황과 전후의 프랑스가 보여주었던 국가 위상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우리의 경우도 그렇다. 북한의 소형함 대응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주변국가 해군에 대응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명확하다.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오늘 날 소형함정 위주의 함대를 대형함 함대로 탈바꿈한 것도 프랑스 청년학파의 실패한 역사에서 얻은 교훈이리라.
 
2. 균형추 이론의 허구


  한편 한국 해군이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추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발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동안 한국군의 군사력 증강을 위해 많이 사용하였던 논리이다. 이 같은 ‘균형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마다 의견의 차이는 있으나 공통된 생각은 주변 국가들의 중앙위치에 있는 한국 해군이 주변 국가들 중 어느 한 국가의 해군과 연합했을 때 다른 국가들의 해군력보다 강해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른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넘보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3과 4의 힘을 가진 주변국 해군이 있을 때 2의 힘만 한국해군이 갖는다면, 2와 3의 힘으로 연합 했을 때 4의 힘을 가진 국가에 우세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비교로 본다면 맞는 논리이다. 그러나 국제관계에서는 그런 단순한 논리가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세계역사에 영향을 미친 바다의 사건들 중에서 연합이 성공한 경우는 힘이 약한 국가들끼리의 연합이 아니라 힘이 강한 국가들끼리 연합했을 경우였다. 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과 미국 해군의 연합만이 힘이 강한 해군들의 연합으로서 성공했던 좋은 예이다. 대서양의 아조레스 제도에서 있었던 스페인 함대와 포르투갈, 프랑스 연합함대와의 해전과 인도양에서 싸웠던 포르투갈 함대와 이슬람 연합함대의 디우해전 등에서처럼 힘이 약한 세력들끼리 연합하여 대결한 경우는 대부분이 실패했다.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 터키에 승리한 기독교 연합 해군은 강력한 해양 국가들이 연합을 형성함으로써 승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또한 연합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승리의 결실은 연합 전력 중에서도 강한 국가가 차지한다는 사실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레판토 해전 승리 후 해전을 주도했던 스페인 해군의 위상이 상승하면서 그 후 스페인이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했지만 연합에 참여한 다른 국가들은 별다른 이름을 나타내지 못하고 사라진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해군의 미래 설계에는 이 같은 교훈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3. 해군력은 국가위상과 비례하여 발전해야 한다.


해군력의 구성과 규모를 어떻게 유지하는가 하는 점은 국가 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둔 영국의 조치를 예로 들어 보고자 한다. 이는 한 국가가 해군력 건설에 소홀히 함으로써 국가 위상 하락을 가져왔던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해군력 증강에 몇 년 동안의 공백기를 가졌다. 불과 수년이라는 길지 않은 공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군력 건설예산의 감축으로 영국의 해군력은 미국의 해군력에 추월당하고 세계최강 해군의 위상을 미국 해군에게 내어 주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영국 국기가 펄럭이는 곳에 해가 지는 적이 없다.”고 하던 세계 초일류 국가였던 영국의 위상도 결국 미국에 넘겨주게 되었다. 이처럼 해군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는 바다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 흥망의 문제와 직결된다.


  미래의 해군력을 설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많은 의견이 제기 되어왔고 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미래 해군력의 규모를 설계하는 데에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노선 시대부터 범선 시대에 이르는 기간 동안 다른 국가에 비해 우세한 해군력은 그 자체로 국가의 번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철선시대를 거쳐 현대에 들어서도 대부분의 경우 국가가 위기에 처하거나, 또는 세계적으로 큰 규모의 사건에 휘말릴 경우 해군력이 항상 그 위기를 극복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해군력은 그 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국가의 위상을 오히려 한층 더 높이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대항해 시대의 바다를 지배했던 스페인과 영국의 해군력이 그러했고, 세계대전을 거치는 동안 미국의 국가위상을 세계 초일류 국가로 향상시킨 미국의 해군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미국이 초일류 국가가 되었기 때문에 최강의 해군력으로 발전된 것이 아니고, 최강의 해군력을 구축했기 때문에 최강의 국가로 발전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에 주목해야 한다. 영국과 미국 같은 세계적인 해양 국가들도 그에 합당한 규모의 해군력을 건설하는 데에 수많은 장애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의 국가 지도자는 그 장애를 극복하고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건설했다. 그 결과 해군력은 이들 국가의 지도자들로 하여금 자국이 세계를 제패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의 미래

 

  한국의 국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운과 조선 등의 해양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비록 국내의 구조조정과 외국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한국이 세계 해양 무대에서 많은 분야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이때가 해양 강국으로 한 차원 더 도약할 수 있는 적기가 아닐까? 국민들도 바다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그 핵심에 있는 대한민국 해군의 미래 모습은 한국을 세계 최강의 국가로 발전시키려는 국가 지도자의 의지 여부와 그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해양 사상으로 무장된 국민의식의 고양 여부에 달려 있다. 해군력의 설계는 그들의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해양사상으로 무장된 국민들이 뒷받침하고 있고, 우리 손으로 강력한 우리 해군력을 건설해나고 있은 이직 미흡하다. 바다 속, 바다 표면, 바다 상공을 모두 통제할 수 있는 조화로운 해군력을 가꾸어 나가야 한다. 우리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자.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국가가 되는 것은 그 다음이다! 막강한 해양국가 대한민국이 세계를 주름잡는 그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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