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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08월) | 해양안보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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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마정미 작성일16-09-07 10:35 조회1,744회 댓글0건

본문

해양안보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한남대학교 정치언론국방학과 교수 마정미

 

서론

 

어떤 조직이든 예기치 못한 위기를 만날 수 있다. 예상할 수 있으나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위기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국내외적으로 가장 큰 위기와 갈등을 겪은 조직은 공교롭게도 바로 해군이다. 천안함 폭침에 이어 제주해군기지 갈등, 세월호 침몰사건까지, 숱한 위기가 바다를 둘러싸고 일어났다.

특히 천안함 폭침사건은 해군에게 뼈아픈 기억이다. 2010326일 오후 920분 경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를 순찰하던 1200톤급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하여 승조원 104명 중 58명이 구조되고 실종자 46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다. 이 사건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불안을 안겨주었는데 명확한 사태파악과 원인보고가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아 군에 대한 신뢰는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520일 미국, 호주, 스웨덴 등의 국제사회 전문가가 포함된 합동조사단 조사결과를 통해 사건 초반부터 강력하게 의심되던 북한의 개입여부가 확증되었으나 그 공백기간동안 무수한 음모이론과 루머가 떠돌았다.

천안함 침몰 사건은 군과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에 있어 중요한 성찰의 계기가 되었다.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군 등 부서 간 불협화음과 엇박자, 컨트롤 타워의 부재, 군의 초기대응부족으로 인한 불안과 혼란, 국가기밀 공개에 대한 무원칙 등 국가위기관리시스템 전반에 관한 문제점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본론

1. 위기관리 실패의 원인

 

천안함 사태에서 보았듯이 군은 일반 공중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행할 필요성이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사회적 위험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과 통제 불가능한 위험성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 대중은 해당 조직 뿐 아니라 국가 사회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관리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대개의 경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이 실패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이다.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반감된다. 둘째는 위기 상황에서 조직, 또는 개인이 침묵하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 침묵은 루머와 잘못된 소문을 만들어 낸다. 셋째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정확한 정보는 공중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에게 위기 상황을 불러온 사건이 발생하면 사건 초기에는 '정보의 진공'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면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은 공중과 사건 관련 피해 당사자들에게 사건에 대해 어떻게 알려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거나 사건의 진실을 왜곡 또는 축소하려는 시도를 하는 등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찾는 데 시간을 허비하다가 관련된 정보를 즉각적으로 언론에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현상을 '뉴스 홀(news hole)' 현상이라고 한다.

사건 당사자인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즉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언론사에 제공하지 않아 정보의 진공 상태인 뉴스 홀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언론사들은 사건의 목격자나 피해자, 또는 사건이 발생한 주변 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해 보도하게 된다. 이럴 경우, 일반적으로 위기 상황에 빠진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에게 부정적인 내용일 가능성이 높은 사건 피해자들의 일방적인 증언이 언론을 통해 사건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도되고, 나아가 사건의 진실과 다른 정보나 주장이 루머처럼 확산되어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또 다른 이유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군이나 조직이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당황하여 우왕좌왕하게 되는데, 이때 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위기관리 관련 정보들은 발표 전에 반드시 상호 교차 점검(cross-checking)을 실시해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조직이나 군 내부에서 공유되는 정보도 '정확성''진실성'을 높이도록 조직 구성원들에게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를 해야 한다. 나아가 위기가 발생했을 때 군이나 조직 내부 보고가 원활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평상시 조직 내부의 보고 체계 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위기 상황이 지난 후에는 위기 상황 대응 과정에서 내부 보고 체계가 원활하게 운영되었는지를 평가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해 미래의 위기관리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2.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일반적으로 대중은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에 더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폴 슬로빅(Paul Slovic)은 이러한 현상을 '비대칭 원리'라고 불렀는데, 우리 사회에 위기나 위험 상황과 관련된 정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소식보다 부정적인 소식이 사회의 주목과 관심을 더 많이 받게 되는 불균형 현상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Slovic, 1992). 위기나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사회의 여론은 부정적으로 바뀌게 될 확률이 높고 공중은 위기 상황을 초래한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을 믿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대중의 경향은 부정적인 사건과 관련된 뉴스의 출처를 긍정적 사건과 관련된 뉴스의 출처보다 더 신뢰하는 태도를 강화한다. 다시 말해 대중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사건과 관련된 뉴스는 잘 신뢰하지 않는 반면, 부정적인 사건과 관련된 뉴스는 더 신뢰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을 위기 상황에서 불신이 한번 시작되면 점차 강력해지는 성향을 보이다가 특별한 계기가 없는 이상 영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은 위기 상황을 불러온 부정적인 사건으로 돌이킬 수 없는 부정적 이미지를 얻게 된다. 위기 상황에 빠진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의 목표는 피해 당사자나 공중과 신뢰의 회복이다. 이는 위기 상황을 불러온 사건 해결을 위한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의 수립과 발표 그리고 사건 관련 피해자나 피해 지역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 대책을 수립해야 가능할 것이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해당 군과 조직 또는 개인은 즉각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왜냐하면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언론은 그 사실을 주민들에게 즉각적으로 알려야 할 사회적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이 아닌 사실화된 정보가 유통되면 이 정보가 발화점이 되어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은 이 같은 정보의 진공 상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사실을 바탕으로 작성한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공중과 언론사에 전달해 발표한다. 동시에 사건 처리를 위해 회사나 조직 또는 개인이 어떤 대책을 세우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 대책들을 실행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고 진행 과정을 정기적으로 공중과 언론을 대상으로 업데이트해 주어야 한다.

따라서 위기 상황을 촉발시킨 사고의 당사자인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은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생산되어 확산되는 사실화된 정보의 생산과 확산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은 즉각적으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가동하고 위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관련된 정보를 언론사 기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3. 효과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그렇다면 위기 상황으로 발생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소시키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어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 우선 부정적인 여론과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실수했거나 잘못한 부분이 있을 경우 지체하지 말고 실수한 부분이나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해당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자신들이 저지른 실수나 잘못에 대해 진솔하게 인정하고 공개하게 되면 공중과 피해 당사자 또는 사건 관련 이해 당사자들은 더 이상 해당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을 비난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실수나 잘못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지 않고 사건과 관련된 내용 또한 감추려는 태도를 보이게 되면 공중과 피해 당사자 그리고 사건 관련 이해 당사자들은 해당 군과 조직 또는 개인을 더욱 거세게 비난하게 되고 사건과 관련된 추측성 주장들을 쏟아 낸다. 결국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의 이미지와 명성에 엄청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두번째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에게 위기 상황을 불러온 사건의 책임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공중과 피해 당사자들에게 공개 사과를 하고 사실과 다르게 오해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 해명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정적인 여론과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세번째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위기 상황을 불러온 사건에 대한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나아가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은 위기 상황에 대한 이러한 경험을 통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한 노하우를 학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위기 상황을 불러온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발표하게 되는 사과문에는 책임자가 잘못을 인정하는 것 못지않게 발생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책과 함께 앞으로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재발 방지책과 개선책을 포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론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군이나 조직 또는 개인이 적절한 타이밍에 위기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위기 상황에 대한 상황별 대응 훈련과 연습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평상시에 모든 조직 구성원이 위기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과 대응을 위한 연습과 훈련을 하게 되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거나 우왕좌왕하지 않고 신속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어 위기 대응에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게 된다. 마치 우리가 화재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평상시에 소방 훈련을 하거나 지진이나 해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대피 훈련을 하는 것과 같이, 평상시 위기 상황에 대한 상황별 대응 훈련과 연습을 지속해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군이나 조직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기능과 체계를 통합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위기가 발생하게 되면 군이나 조직은 비상 대응체제에 돌입하게 되고, 위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군이나 조직이 활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위기 상황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때 군이나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는 일원화된 통합 커뮤니케이션 체계로 변경해야 한다. 왜냐하면 통합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통해 위기 상황에 대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생산, 전달할 수 있고 급변하는 위기 상황에 대한 군과 조직 차원의 즉각적 커뮤니케이션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리 활용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패키지를 위기 상황별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군이나 조직이 위기 상황별로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패키지를 미리 마련해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국가안보는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으며 어느 시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가장 핵심적인 과업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반도에서 군의 위기는 다른 공공기관의 위기보다 민감하고 증폭될 가능성이 높으며 국제적 사안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따라서 군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참고문헌>

 

김영욱(2002.). 위기관리의 이해: 공중관계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책과길.

김영욱(2014.). 위험커뮤니케이션.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정용민 · 송동현(2011.). 소셜 미디어 시대의 위기관리. 서울: e비즈북스.

함성원(2013.). 소셜 미디어와 위기관리. 서울: 커뮤니케이션북스.

Beck, U.(1992.). Risk Society. London: SAGE. 홍성태 역(1997.). 위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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