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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호(4-5월) | 미래의 바다로 꿈을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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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신정호 (충남대학교 교수) 작성일18-06-19 13:42 조회6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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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바다로 꿈을 던져라!

 

 


 신정호

충남대학교 교수


 

                              bc5abc914f78db55cb55888bb7404191_1529891


Ⅰ. 초임장교의 임관을 바라보며
  
  충남대학교에 해군학과가 생긴 지 올해로 여섯 해가 되었다. 2016년 1기생을 배출한 이래 지난 6월 1일에는 3기생이 해군 장교로 임관하였으며, 학과의 명칭도 해양안보학과로 변경되었다.

  많은 재학생들도 이들의 뒤를 잇기 위해 불철주야 학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뜨거운 햇살 아래 운동장을 달리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교수들 또한 이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독려하기 위해 연구실의 밤을 밝히고, 새벽을 깨우고 있는 중이다.

  곧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초임장교들로 하여금 내일의 바다에 꿈을 던질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기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좀 더 부언하면 마음의 군복을 입고 있는 한 예비역이자 교수가 사랑하는 제자들의 원대한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32년간의 긴 항해 일지를 정리하였다.

 


Ⅱ. 대학과 군대의 차이

   우리 학생들은 사관학교의 생도들과 달리 일반 대학교의 절제된 자유 속에서 학문을 익히고 있다. 이들은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학생의 신분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전환하기 위한 일정한 절차를 밟게 된다. 이러한 인고의 생활이 지나면 고대하던 군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대학과 군대라는 집단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본 현대 지성의 상징인 가라타니 고진(Karatani Kojin)은 집단(集團)을 사회(society)와 공동체(community)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사회는 최소한 두개 이상의 언어 개념이 존재하는 집단을, 공동체는 오로지 하나의 언어만이 존재하는 집단을 의미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대학은 사회의 개념에, 군대는 공동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군대는 대학과는 달리 명령과 복종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면서 일사불란(一絲不亂)한 지휘체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대는 큰 틀에서 하나의 공동체의 개념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질서가 유지되기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것은 군대가 생명을 담보로 하고, 무력을 관리하는 근본적인 특수성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며, 그 어떤 일반 사회조직이나 국가기관 보다도 엄격한 위계질서가 요구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진리 탐구’와 ‘지성’이 대학의 상징이라고 볼 때, 군대는 ‘전문지식’과 ‘품성’을 중요시 한다. 군 간부는 전문직업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전문적 지식과 기술, 올바른 인격과 자질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함정에 근무하는 장교들에게 있어서 전문지식은 해상에서 함정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능력 즉, ‘Good Seamanship,’ ‘Seaman’s Eye’를 배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품성은 개인의 도덕적 자질로서 미덕, 좋은 품행이나 습관 등을 갖추는 것을 의미하며, 해군의 핵심가치인 명예·헌신·용기를 포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위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대학과 군대는 집단적 특성이 다르고, 요구되는 분야도 각기 다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군인이 되기 위해 신분을 전환하는 과정이나, 장교가 된 이후에도 조직 문화적 특성으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Ⅲ. 해군 장교의 길

  군인이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과는 달리 ‘국가와 하나의 공동 운명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군대는 국가가 존재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으며 국가와 함께 소멸하는 특수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업군인은 ‘군인을 평생의 직업으로 선택한 간부’라고 볼 수 있으며, 이들은 일반적으로 군에서 복무하는 것을 보람 있는 생애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해군은 함정을 타고 바다를 지키는 것을 주된 임무로 간주하기 때문에 해군 장교의 길은 함정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해군 장교들은 10여 개의 병과 중에 한 개의 병과를 선택하여 그 길을 걷고 있지만, 결국 모든 병과는 함정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다.

  충남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다수가 함정병과를 선택하기 때문에 함정을 중심으로 하는 해군의 문화에 젖어 살 수 밖에 없다. 망망대해에서의 함정 생활은 해군만의 소중한 문화를 만들어 왔으며, 이를 지킴으로써 함정의 질서와 사관의 품격 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 초임장교들은 장교들이 회의를 하거나 쉴 수 있는 사관실, 함정의 전 승조원이 모이는 예식 갑판, 함정을 조종하는 함교, 당직 근무를 수행하는 전투정보실 등을 바쁘게 오가면서 새롭게 적응을 요구받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해군의 문화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또는 군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이나 신체적 위험을 수반할 수도 있다. 이 때 초임장교들은 군 자체에 대한 회의는 물론 자신이 품었던 꿈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나 자신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인정한다.

 


Ⅳ. 미래의 바다로 꿈을 던져라!

  미래의 해군은 결코 선배 장교들의 것이 아니라 바로 초임장교 자신들의 것임을 알아야 한다. 초임장교 시절을 거치지 않고 함장, 전대장, 사령관이 된 사람은 해군 초창기의 특별한 경우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이러한 과정을 앞서 밟아 온 한 선배로서 초임장교들의 올바른 자세에 대하여 몇 가지 당부사항을 기술하였다.

  첫째, 초임장교로서 유일하게 군사학을 전공한 군사전문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충남대학교 해양안보학과는 일반 대학의 군사학과와는 달리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국립대에 설치된 군사학 전공 학과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은 해양의 기초 분야에서부터 국가 안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걸쳐 상당한 수준까지 다루고 있다. 초임장교들은 군사 전문가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음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둘째, 모든 일에 앞장서는 초임장교가 되어야 한다. 위관 장교의 지휘관 휘장 속에는 두 개의 전투용 칼이 새겨져 있다. 이는 항상 최전방에 위치하여 전투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로서, 마치 향도함이 G(Golf, Guide)기류를 게양하고 함정 대열의 선두에서 새로운 길로 항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처럼 초임장교들은 모든 일에 주저함 없이 당당하게 앞장섬으로써 부하들로부터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초임장교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초임장교라고 할지라도 국가와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모든 국가는 군인들로 하여금 최악의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항복’ 보다는 ‘명예와 장렬함’을 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계급에 상관없이 모든 장교들에게 높은 도덕적 수준과 명예심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초임장교들은 스스로 자존감을 가지고 명예심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넷째,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초임장교가 되어야 한다. 칼 본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그의 저서 《전쟁론 Vom Kriege》에서 “최종 승리와 패배는 수많은 작은 이득과 손실의 합(Final success or failure will be the sum of many small gains or losses)”이라 기술하고 있다. 전쟁과 전투의 관계를 의미하는 내용이지만 초임장교 때부터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의 작은 헌신과 노력이 모여서 결국 훌륭한 장교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선배들로부터의 꾸지람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초임장교로서의 당당한 자세이다. 누구나 칭찬을 좋아하고 나무라는 소리는 싫어하게 마련이다. ‘좋은 재목(材木)은 도끼날이 잘 박혀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초임장교가 업무에 능숙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주변의 지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잘 받아들여야 해군의 훌륭한 재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국민들은 장교들에 대하여 훌륭한 직무수행능력과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왜냐 하면 국가 안보의 최후 보루로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군대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그 중심에는 장교들이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초임장교들은 국가와 국민이 부여한 숭고한 뜻을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그것이 곧 충남대 해양안보학과의 빛나는 전통을 세우는 동시에 애국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초임장교들은 이제 병과별로 소정의 교육을 마치게 되면 새로운 환경을 만나게 된다. 그들을 기다리는 해군 생활은 우리 삶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순풍도 있지만 마주 오는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제자들이 이러한 도전에 조금도 주눅 들지 않고 미래의 바다를 향해 꿈을 실현해 가는 당당한 모습을 그려본다.

초임 장교들이여! 미래의 바다로 꿈을 던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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