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호(8-9월) | 국방분야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하다
페이지 정보
Written by 설현주 (충남대학교 교수) 작성일18-08-27 10:04 조회3,161회 댓글0건본문
국방분야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하다
설현주
충남대학교 교수
Ⅰ 서론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처음으로 4차 산업혁명이 언급된 이래 범세계적으로나 사회의 모든 분야를 망라해서 4차 산업혁명이 주요 이슈이다. 특히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지능형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을 활용한 경영혁신을 서두르고 있으며, 세계 주요 국방 선진국 또한 국방분야에 이를 도입함으로써 미래전을 대비하고자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전쟁은 그 당시의 과학기술 역량에 좌우된 점을 상기해 볼 때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당연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ICT 기술을 성공적으로 국방분야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특정 무기체계나 교육훈련체계에 지능형 ICT 기술 적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기업이나 조직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지능형 ICT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경영전략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Digital Transformation)이 화두이다. 본 논고에서는 이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념과 왜 국방분야에 이를 도입해야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Ⅱ 본론
1.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정의는 <표 1>과 같이 연구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한국정보산업연합회, 2017), 전반적으로 기업이나 조직이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나 활동으로 정리할 수 있다(김민식과 손가녕, 2017). 최근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글로벌 경영컨설팅 전문업체인 A. T. Kearney가 제시한 정의에 따르면, “모바일(Mobile),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등 디지털 신기술로 촉발되는 경영 환경상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현재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한 신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 활동”을 의미한다. 이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의 업무 방식에 탈피하여 디지털을 활용한 방식으로의 업무 전환을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디지털 역량의 강화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인하여 지능형 ICT 기술의 역량 강화와 활용이 더욱 더 중요할 뿐 아니라 이러한 역량의 차이가 기업이나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1>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정의
이처럼, 디지털적인 모든 것(All things Digital)을 향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며 세계 각국은 물론 주요 기업들이 앞 다투어 이를 실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인 나이키와 스타벅스 같은 기업들은 2012년부터 디지털 전략을 도입하고 이에 따라 생산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구현하고자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기업에 도입한 디지털 마스터 기업은 매출 및 수익성에 있어서 경쟁 기업에 비해 각각 9%와 26% 높은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조재영, 2018).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토대로 제조업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실천하고 있는 아디다스의 경우, 1993년 고임금 문제로 독일을 떠나 동남아와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였으나 최근 독일로 돌아왔다. 아디다스의 이러한 결정이 가능한 것은 ICT 기술과 제조기술을 접목한 소비자 중심의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지능화된 공장, 즉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로의 전환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스마트 팩토리 구현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여러 가지 지능형 ICT 기술을 토대로 이루어지는데, 대표적인 기술로는 사이버 물리시스템(CPS, Cyber-Physical Systems), 로보틱스, 3D 프린팅, IoT 기반 포그 컴퓨팅(Fog Computing), 사이버 보안 등이 해당되며(삼정KPMG 경제연구원, 2018), 이러한 기저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있다. [그림 1]은 스마트 팩토리의 개념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먼저 제조공정의 설비나 장치 등이 IoT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수집된 빅 데이터가 인공지능에 의해 분석되며, 사이버 물리시스템은 가상공간에서 현실의 기계 설비나 제조 공정을 자동적/지능적 제어함으로써 디지털화된 제조공정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3D 프린팅은 적은 비용으로 시제품 제작을 가능하게 하고, 로봇은 인간을 대신하여 생산라인에서 주된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그림 1] 스마트 팩토리 개념도
아디다스가 “Made in Germany”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세운 스마트 팩토리인 “스피드 팩토리(Speed Factory)”에서는 기존 동남아 공장에서 신발 한 켤레를 만드는데 3주가 걸린데 비해 5시간 만에 이를 수행하고, 연간 50만 켤레를 생산하는데 있어서도 기존 공장에서 600여명이 필요하였으나, 단 10명의 인력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이와 같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ICT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팩토리는 값 싼 노동력이 있는 지역에 공장을 설립하는 대신 소비가 있는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형태로 전환을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정성원, 2016).
2. 국방과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국방분야에 있어서도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비켜갈 수 없으며,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활용하여 미래전장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의 도입이 시급하다. 세계 주요 국방 선진국들은 미래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추구함에 있어 점점 더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국가들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IoT, AI, 3D 프린팅 등을 비롯하여 민간부분에서 촉발된 다양한 지능형 ICT 기술을 국방과학 기술과 접목 및 국방 분야에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림 2]는 주요국의 국방분야에 민간 기술을 도입 현황과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17). [그림 2]에 따르면 IoT, 3D 프린팅 등 제조 기술을 군수산업체 중심으로 도입하고자 하고 있으며, 지휘통제 및 무기체계 분야에는 AI, 무인이동체 등 지능형 ICT 기술을 도입하여 국방 역량의 획기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미국은 이러한 민간기술의 국방분야로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국방혁신실(DIUX, Defense Innovation Unit-Experimental)을 설치하였으며, 일본은 방위장비청(ATLA, Acquisition, Technology & Logistics Agency)을 신설하여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및 일본과 같이 국방분야에 민간기술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은 기업 및 조직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지능형 ICT 기술을 활용하여 기업의 혁신을 꾀하기 위한 역량 강화 방법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미 국방부는 2018년 6월 “Digital Engineering Strategy”를 발표하고, 미래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디지털 공학 분야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5가지 전략적 목표(Goal)를 구체화함으로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실천을 서두르고 있다.
[그림 2] 주요국의 국방분야의 민간 기술 도입 현황
역사적으로 전장의 형태와 전쟁 수행 개념 및 방식은 과학기술에 의해 결정되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강력한 화력을 이용한 대량 살상 및 파괴 중심의 전쟁이었으며 소모전과 전격전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후에는 지․해․공 및 우주로부터 정확한 표적정보를 획득하여 지상․해상․공중전의 병렬 작전을 통해 적의 중심 및 취약점 위주의 결정적인 목표만을 정밀 타격․파괴하여 불필요한 파괴 및 살상을 최소하고 전쟁의 요망효과를 달성하는 형태로 전환되어 왔다. 마찬가지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 역시 미래의 전쟁 수행 개념과 방식은 물론 전쟁에서 사용되는 무기체계의 특성 등 전쟁의 많은 분야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지속적으로 지능형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IDX, Intelligence Digital Transformation)을 제기해온 한국전자통신연구원(2017)의 분석에 따르면, 전쟁은 초연결 데이터 중심전, 공세적 사이버 중심전, 지능전 등이 될 것이며, 감시정찰체계는 실시간 무인감시정찰 체계로, 훈련은 실 가상화 지능 훈련체계 위주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2017)은 [그림 3]과 같이 초연결 데이터 중심전의 개념을 제시하였고, 미래전 대비를 위한 국방 IDX 추진 방향을 [그림 4]와 같이 제시하였다.
[그림 3] 초연결 데이터 중심전 개념도
[그림 3]과 같이 초연결 데이터 중심전은 5차원 전장공간의 초연결을 통해 획득한 정보를 식별하고 이러한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더불어 분석하여 의사결정자의 신속한 지휘 결심을 통해 전쟁이 수행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데이터 중심의 초연결 미래전은 국방 환경 변화를 가져올 지능형 ICT 기술로 야기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위해 미래 국방변화 전망과 이에 따른 대응 방향을 제시한 것이 [그림 4]에 해당된다.
[그림 4] 미래전 대비를 위한 국방 IDX 추진 방향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지능형 ICT 기술을 통한 국방분야 발전은 자율성, AI, Big Data 기반의 드론봇 같은 특정 무기체계나,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나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을 적용한 특정 교육/훈련체계 개발과 같이 구체적인 사안별로 적용을 통해서는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없다. 앞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정의와 아디다스의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이 조직 전체적인 차원에서 조직의 모든 영역에서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미 국방부의 Digital Engineering Strategy 같이 목표와 비전 등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이 이루어져 한다. 기업이나 조직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도입하기 위한 구성요소로 디지털 역량과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조재형, 2018). 디지털 역량이라 함은 조직을 디지털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하고, 리더십은 경영진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얻고자하는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을 독려하고 이끌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Deloitte Digital(2015)은 디지털 트랜스포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다섯 가지(Strategy, Leadership, Workforce Development, User focus, Culture)로 도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공공분야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그림 5]는 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국방분야(Defense)는 Strategy, Leadership, Digital Culture에서 평균 이하의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중앙정부(Central Agency)를 제외하면 5개 요소 11개 영역에서 9개 영역이 평균 이하로 가장 낮은 결과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국방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성공이 쉽지 않으며, 따라서 개별 기술 차원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성공을 위해, 전략과 리더십 그리고 문화 형성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림 5] 공공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요소별 성숙도
Ⅲ 결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지능형 ICT 기술은 미래전에 있어서 전쟁 수행 방식과 무기체계 등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세계 각국은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을 활용한 국방분야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으며 보다 적보다 우위에 있는 전쟁수행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 하에서 우리나라 역시 ICT 기술을 국방분야에 도입하여 전쟁수행 능력 향상과 조직 운영의 효율성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야하며,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특정 무기체계나 교육 훈련체계 등 개별적인 접근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미래전은 데이터 중심의 초 연결 전쟁임에 따라 지능형 ICT 기술을 통한 국방 분야 발전 모색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 기저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참고 문헌>
1. 김민식, 손가녕,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이해, 동향 제29권3호(통권 640호), pp. 26-32, 2017.
2. 한국정보산업연합회, 2017년 IT 산업메가트랜드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여정, 2017.
3. 조재형,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업무영역에서 크라우드 서비스 활용방안,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주간기술동향, pp. 16-27, 2018
4. 삼정KPMG 경제연구원, 4차 산업혁명과 제조혁식 : 스마트 팩토리 도입과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 2018.
5. 정성원, 제4차 산업혁명(Industry 4.0) 시대의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2016.
6.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공공수요형 IDX 추진을 위한 산업환경 및 생태계분석, ETRI Insight, 2017.
7. Department of Defense, Digital Engineering Strategy, 2018.
8. Deloitte Digital, The journey to government’s digital transformation, Deloitte University Press, 20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