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3호(2-3월)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리에게 위기인가? 기회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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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동하 작성일20-03-06 15:07 조회879회 댓글0건본문
투키디데스의 함정과 미·중 무역전쟁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기원전 5세기경 27년 동안이나 지속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을 “아테네의 급증하는 파워를 스파르타는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었다”라고 설명하였다. 즉 아테네에게 패권을 빼앗길 것 같은 불안에 빠진 스파르타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한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현시대에 적용하면 ‘미국은 힘이 날로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부상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라고 도출해 낼 수 있으며, 이러한 담론을 미·중 무역전쟁의 사례에 적용할 수 있다.
자료 : 연합뉴스(2020.1.16.)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중, 2년간 2천억불 미 제품 구매
국내 정치·경제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도한 외교적 결과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쇠락해 가는 산업의 지역 노동자와 몰락하는 중산층에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위대한 미국의 재건(Make America Great Again)”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후 자신의 지지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또한 시진핑 주석이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과 “중국몽(中國夢)”의 달성을 위해 일인권력 강화의 필요성을 주창한 상황에서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배의 정당성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에 결코 후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당면한 자국내 정치환경이 미·중 무역전쟁의 원만한 해결을 제약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미·중 무역전쟁을 패권경쟁으로 보는 이유는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약화되는 반면 중국의 영향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과거 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패권경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미국은 1985년 유럽의 경제대국들과 함께 일본의 환율을 절상하는 플라자 합의(Plaza Accord) 체결을 통해 대일 무역적자를 개선하고 일본의 추격을 뿌리쳤다. 하지만 현재 전개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이 과거 일본과 다른 것은 경제규모 면에서 1980년대 일본의 GDP는 미국 GDP의 30% 정도였던 반면 오늘날 중국의 GDP는 미국 GDP의 약 60% 정도로 추산되고 있어 경제적 파급력이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에 맞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일종의 자유무역지대인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의 설립을 주도하는 등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당명한 자국내 정치·경제환경적 요인과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의 대응이라는 패권경쟁 요인의 복합적 상황에 의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 1단계 합의의 결과, 승자는 누구인가?
미·중 무역전쟁은 승부가 확실해질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잠정적 합의와 휴전, 그리고 다시 상황의 악화와 분쟁, 재협상으로 이어지는 일은 반복될 것이다. 중국의 자세는 확전은 피하지만 그렇다고 굴복하지는 않겠다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과 관계없이 대중국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의 추격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은 누가 집권하든 그대로일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단기적으로는 부분적 봉합이 되겠지만 양국간 갈등은 장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기나긴 전쟁이 될 것이다. 향후 어느 나라 경제가 타격을 더 입는지에 따라 협상의 위치와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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