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새로운 안보적 도전과 지정학적 함의: 미·중·러의 군비경쟁과 대립 > E-저널 2021년 ISSN 2465-809X(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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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9호(2-3월) | 북극의 새로운 안보적 도전과 지정학적 함의: 미·중·러의 군비경쟁과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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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배규성 작성일21-02-24 11:41 조회2,0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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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새로운 안보적 도전과 지정학적 함의: 미·​중·​러의 군비경쟁과 대립


배규성(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HK연구교수) 

 

 

Ⅰ. 북극이 군사적으로 왜 중요한가? 

  북극해는 군사적 관점에서 “대륙 간 최단 거리”라는 오랫동안 전략적인 중요성을 유지해 왔다. 이것은 당연히 북극의 지정학적 영향력의 결과이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북극 해분(Arctic Basin)에서 직접 대면하는 이웃이 되었다. 서부 알래스카와 동 시베리아는 베링해협으로부터 91km 떨어져 있다. 베링해협 자체는 본질적으로 러시아와 미국 영토에 의해 둘러싸여 있고, 러시아는 단독으로 북극해 해안(littoral)의 반 이상을 직접 통제하고 있다. 양국 본토 간의 최단 항공 노선은 북극점을 지난다는 사실(최단 거리)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시대에 피할 수 없는 중요성을 의미한다. 

 북극의 빙하가 녹는 속도가 가속화됨에 따라 북극의 군사 전략적인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냉전기 동안 축적된 그리고 최근에 개발된 일련의 군사 기술적 발전은 전략 무기(ICBM) 시스템의 운용을 위한 장으로서 북극의 역할을 극적으로 증가 시켰고, 북극을 세계적인 전략적 균형에 관심 있는 국가들에게 집약된 이해관계의 핵심 지역으로 변화 시켰다.​1)

 

Ⅱ. 왜 최근에 북극의 안보가 문제가 되고 있는가?

1. 중국의 북극 공세

  중국은 2018년 1월 26일 중국 역사상 최초로 ‘북극 정책(Arctic Policy)’ 백서(White Paper)를 발표해, 북극에서 '북극/극지 실크로드(Polar Silk Road)'를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신화망 2018-01-27)​2) 중국은 ‘북극 정책’ 백서(white paper)를 계기로 북극을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의 범위에 포함해 북극의 자원·항로개발에 대한 중국의 정치 군사적 경제적 의욕을 공식적으로 보여주었다. 시진핑 주석은 2017년 7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일대일로 구상을 북극까지 확장한 '빙상 실크로드' 개념을 제시하며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의 북극 정책은 북극 지역에서 보다 많은 과학 연구와 환경 보호를 주장하며, 북극의 석유, 가스, 광물 자원 개발과 어업, 관광 투자에 적극 참여하고, 북극 항로의 개척을 통해 중국의 수출입 무역 루트를 확보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은 북극에서 3천㎞나 떨어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백서에서 '근북극권' 국가로 자처했다. 이는 경제 규모의 확대, 국제적 영향력 증대에 맞춰 중국의 관심이 극 지대, 심해, 우주, 사이버 공간 등 새로운 영역에 까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전통적 영역은 이미 서구 구 세력에 의해 장악된 만큼 중국은 새로운 영역의 규칙을 만드는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원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스스로를 북극 개발에 참여할 기술적 역량과 자본과 국가적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중국의 관심은 특히 북극해를 관통하는 해운 항로를 개척하는데 집중돼 있다. 백서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항로는 국제 무역의 중요 수송 루트로서 유망하다"면서 관련 인프라 건설과 항해 시험 정기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북극 공세는 북극권 공항, 과학 기지, 항로, 거버넌스, 정책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중국의 그린란드 신 공항 건설에 참여 의사를 밝혔고, 북극 연구 기지를 확대했고, '빙상 실크로드'를 통해 중·러 북극 개발 협력에 나섰다. 한편 북극 이사회 옵저버 국가로서 북극 이사회의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2. 러시아: 북극의 해양경계 확정과 자원기지화 

  러시아는 최근 수년 동안 북극해를 선점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군력이 가장 확장적이었던 소비에트 시절의 군사 기지를 부활하고, 전략 폭격기 TU-95MS를 동원한 감시 활동과 핵 잠수함 ‘세베로드빈스크’, 쇄빙선 함대까지 투입했다. 북극의 군사화는 북극권 국가들의 국익과 정책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군사적 경향의 함의는 상대적으로 북극권 국가에서 돋보이는 러시아의 정책결정자들에게는 직접적이었다. 북극권(Circumpolar North) 육지 면적의 40% 이상이 러시아의 경계선 내에 있다. 북극 해분의 해안선 반 이상에 대한 직접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국가인 것이다. 따라서 지정학적으로 러시아는 북극의 전략적 매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게다가 전체 북극권 인구의 3/4 이상이 러시아 북극권에 살고 있다. 북미의 북극권은 30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무르만스크나 아르한겔스크와 비교할 만한 인구 중심지가 없다. 게다가 북극권(Far North)에는 소비에트의 오랜 산업적, 과학적, 군사적 활동의 역사가 있다.​3)

 이런 환경 하에서, 소비에트인들과 러시아인들은 군사작전의 중요한 장이 되어 버린 지역에 러시아의 확고한 지위를 유지할 모든 이유를 가진다.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북극해의 탄화수소 자원이다. 이것은 러시아인들이 바렌츠 해, 카라 해, 랍체프 해, 동시베리아 해를 내해 또는 역사적 해역(historic waters)으로 취급하고, 외국 선박의 북동항로 접근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면서 그들의 해안선에 인접한 북극 해분의 일부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소비에트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인들은 나머지 북극 해분의 수중과 수면과 공중에서 이동의 자유를 확보하고자 하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가진다. 

 현재 러시아는 북극을 국가안보전략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북극해 최대 연안에 최대 군인력 및 최다 육상 군사기지(from NATO borders to the Bering sea, 475개), 및 - 최대, 최다 핵 추진 쇄빙선단(4+9)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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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국: 중·​러의 북극 공세에 적극적 대응

  북극 지역의 군사화의 영향은 미국에게 더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미국은 1867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구입하기 전까지 북극권(Far North)에 물리적으로 실존조차 하지 않았다. 2차 세계 대전은 1942-1943년의 알류산 대 공세와 알칸 고속도로와 카놀 파이프라인(Canol Pipeline)의 건설과 같은 극적인 공학적 성과 때문에 미국의 관심을 북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ICBMs의 도입으로 많은 미국인들은 북극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중국의 북극 진출과 러시아의 군사적 강화 조치는 미국의 군사작전의 장으로서 북극이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에 대한 이러한 경향의 중요한 정치적 함의는 노르웨이, 아이슬랜드, 덴마크/그린란드, 캐나다와 같은 북방 동맹국들과의 긴밀하게 관계를 증가시키게 되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그린란드 자치 정부​4)의 우호적인 실무 관계를 수립함과 동시에 서구권 지역 동맹에 대해 중간적인 입장을 보인 노르웨이를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현재 미국은 그린란드의 지도자들이 툴레에 있는 탄도미사일조기경보시스템(BMEWS: Ballistic Missile Early Warning System)을 현대화하려는 계획을 지지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1970년대 갈등이 증가한 이래, 미국과 아이슬랜드와의 관계는 더 협력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85년 북방 경계 시스템(North Warning System)에 속하지는 않지만, 미국은 북극에서 서구의 방어를 위해 아이슬란드에 두 개의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는 협정에 조인했고, 미사일 기지와 공군 전지 기지(Keflavik)를 건설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북극 공세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했다.​5) 중국의 그린란드 신 공항 건설 참여를 반대해 무산시켰고, 중국의 북극 연구기지 확대에 대해 중국의 군사적 진출로 경고했고, 중·러 북극 개발 협력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반대하고, 북극 이사회 옵저버 국가로서 중국의 북극 이사회 정책 수립 참여를 반대했다.

 

Ⅲ. 북극의 신 안보적 정세와 그 지정학적 함의는?

1. 러시아: 지정학적 우위 확보 전략

  북극 지역의 이해관계를 보호하겠다는 모스크바의 때늦은 선언은 요란스러웠고, 러시아의 공세적인 북극 진출은 계속되었다. 메드베데프(Dmitry Anatolyevich Medvedev) 러시아 대통령은 북극 지역에 대한 기득권을 강화하기 시작했다.​6) 서동주, 2009. 4. 14, “러시아 국가안보전략 2020의 정책적 함의와 파급 영향,”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보고서』 참조.

 2008년 9월 러시아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 안보회의에서 북극의 러시아 국경에 관한 법률 제정을 결의했다. 국가 안보회의는 또 2009년 3월 말 ‘2020년까지 북극에서의 러시아 국가 정책 원칙’이란 북극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북극을 국가안보와 직결된 주요 사안으로 자국의 ‘북극 주권 확보’를 강조했다. 또 이 보고서에는, “어떠한 정치·군사적 조건에서도 군사 안보를 보장해 줄 특수부대를 창설해 북극 지역에 배치해야 한다,” 것을 명시했다. 한편 ‘자원 기지’인 북극 지역에 군사 기지를 설치하고, KGB의 후신으로 국경 수비를 책임지는 FSB(연방보안국)가 북극을 통제할 것을 제안했다. 러시아는 2020년까지 북극의 자국 국경을 확정하고​7)​, 군대를 주둔시키겠다는 계획이다.​8) 또한 군부 고위 지도자들은 “북극권의 전투에 소집될” 부대의 훈련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선언했다.​9) 이것은 러시아의 북방 잠수함 함대의 작전 반경을 넓히고, 북극 해안을 따라 러시아 군대의 전투 준비 상황을 강화할 것이다. 러시아의 장교들은 알래스카에서의 “미군의 대규모 훈련”(Exercise Northern Edge)을 러시아의 북극 군사작전의 확대의 정당화 사유로 들었다.​10)

 ​NATO에 대한 불신과 미국의 헤게모니에 대한 의심이 모스크바의 북극 정책의 기본을 이룬다. 따라서 러시아의 인민들은 모스크바가 영토적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더 많은 군사적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러시아의 관료들이 주장한 2006년 이래 국방비 지출의 연간 약 25% 증가는 이러한 전략 과제를 위한 더 많은 자원을 제공해 주고자 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가장 강력한 북극권 지상군을 배치하고 있다. 최고 중량의 쇄빙선들과 극지 항구(cold-weather ports)의 유지, 능숙한 러시아의 선원들의 작전 활동 등이다. 러시아의 20척의 쇄빙선 중 7척은 핵 추진함이고, 핵 추진은 선박에 비교할 수 없는 힘과 지속성을 제공한다. 

 러시아가 화석 자원(석유와 천연가스)을 배경으로 ‘강력한 러시아 정책’을 추진해감에 따라, 북극에서의 광범위한 러시아 해군의 훈련, 유지, 병참 부족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극지 군대의 자금과 전문 지식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11)

 

2. 중국: “극지 실크로드”와 수출입 루트 확보

  시진핑 주석은 2014년 11월 중화인민공화국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 정상 회의에서 일대일로 경제권 구상을 제창했다. 이는 철도, 도로 및 항만을 통해 중국과 중국 주변 유라시아 국가들을 연결하고, 중국의 무역 수송로를 확보하도록 하는 것에 그 목표이다. 이 구상은 크게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는 육지 기반의 실크로드 경제벨트 계획이고 다른 하나는 해상 기반의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계획이다. 마지막 하나는 2018년 1월 중국이 발표한 “북극 정책” 백서를 통해 드러난 “극지 실크로드”이다. 

 중국이 전 지구에 걸쳐 육상 및 해상 운송 웹(망)을 구축하게 될 이 사업(약 5조 달러 규모)의 목표는 “지역 협력을 발전시키고, 문명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하며, 세계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공동 발전을 이루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철강, 시멘트 등과 같이 중국 내 과잉 생산 능력을 수출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다한 분야의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에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든 중국의 공식적인 통계에 따르면 일대일로 계획은 지구상 인구의 63%에 해당하는 44억 인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GDP는 전세계 GDP의 29%인 21조 달러에 달한다.​12)​ 약 5조 달러에 달하는 이 계획의 재원은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AIIB)​13)의 1000억 달러,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BRICS)14)의 500억 달러 그리고 실크로드 기금​15)(400억 달러)에서 충당된다.

 중국의 북극 실크로드일대일로라는 거대한 프로젝트의 일부로 볼 때, 그 의미와 의도가 더 명확해진다. 중국은 현재 운송/무역로와 기후 변화의 취약성에 대한 전략적 우려로 인해 해빙으로 인해 점점 더 접근하기 쉬운 북극해를 가로 지르는 새로운 수송/무역 루트와 인프라를 개발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왔다. 많은 사건들이 북극에서의 경제적 연결 고리(운송 무역로)를 개발하고, 과학 지식과 전문 지식을 습득하는 데 대한 중국의 관심 증가를 보여주었다.

 중국 국영 운송 업체인 COSCO​16)는 러시아 북부의 아르한겔스크(Archangelsk) 근처의 드비나강(Dvina) 북부에 북극 심해 항구를 개발하고 시베리아 심장부에서 북극 항구를 거쳐 중국 및 다른 세계 시장으로 천연 자원을 수송하기 위한 새로운 철도 건설에 강한 관심을 표명했다. 

 2012년 여름 중국의 쇄빙 연구선 "Xue Long"(Snow Dragon) 호는 7월 2일 중국 항구를 출발하여 베링 해협을 지나 북방 항로를 따라 바렌츠 해로 항해한 후 2012년 9월 27일 상해로 돌아온 최초의 중국 선박이었다. 

 지정학적 위험(해상 초크 포인트)을 줄이기 위해 중국은 해상 또는 육상 기반의 다른 무역로를 개발하여 천연 자원을 수입하거나 자신의 제품을 최종 시장으로 수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무역 경로를 다양화해야 한다. 따라서 중국의 북극 진출의 또 다른 이유는 본질적으로 경제적이고 정치적이라 볼 수 있다. 

 

3. 미국: 전략적 우위의 선점

  북극 지역에서 기후변화, 빙하해빙, 자원 경쟁 등은 미국의 관심을 북극에 집중 시켰다. 미국의 북극 정책과 전략은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국방 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및 해양 전략들(maritime strategies)에 언급되어 있지만, 점증하는 북극의 중요성에 비해 대책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17)

 2008년 국무부(State Department)와 국가안보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는 1994년의 북극 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정책 지침(Presidential Decision Directive on Arctic Policy)을 심도 있게 재평가했다. 2009년 1월 새로운 북극 정책은 북극의 핵심적 이해관계의 목록을 보여준다. 미사일 방어와 조기 경보, 전략적 해상 수송, 전략적 억지, 항해/항공의 자유, 미국의 해양 존재감, 해양안보작전활동(maritime security operations) 등이 그것이다.​18)​ 이 모든 것은 구속 받지 않는 북극에의 접근권(Arctic access)의 명백한 필요성을 반영한다. 이 북극 정책은 국방부의 임무 수행을 위한 일반적인 지침만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미래 미국의 북극군 구조가 새로운 정책에 의해 어느 정도 정당화되는 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특성이 된다. 새 북극 정책은 국가의 다른 부서나 기구들 중 국방부로 하여금 북극 국경을 보호하고, 상업 시설과 핵심적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북극 해양 영역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글로벌 기동성과 태세를 유지하며, 갈등의 평화적인 해결을 촉진할 국방 능력을 더욱 키우라는 지침을 내렸다. 

 ​또한 미국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북극지상군을 보유하고 있고, 쇄빙 능력에​19)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해안 경비대는 새로운 쇄빙선을 건조하거나 아니면 기존의 쇄빙 선단의 운항을 연장하려면 8억 달러 이상의 자금과 아마도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20) 해군 또한 북극 작전 활동에 적합한 군복도 없고, 극지 기후 하에서 지상 작전 활동에 필요한 전문 지식 또한 제한적이다. 2001년 해군 연구소가 지원한 북극심포지움 보고서는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혹한기 장비와 훈련의 명백한 부족과 지식 격차를 보여주었다.”​21) 아마도 이것을 인정한 해군 장관은 최근 북극권 함정(surface ships)들의 미래 임무에 대한 평가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유사하게 해안 경비대도 2008년 12월 11개의 규정 임무(statutory missions) 모두에 요구되는 필요조건을 검토하기 위한 종합적인 “고위도 연구(high-latitude study)”를 시작했다.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또한 최근 북극에서의 군사 훈련과 작전의 빈도와 범위를 확대 시켰다. 미 북방사령부는 2002년 연합 태스크 포스 알라스카(Joint Task Force Alaska)를 창설했으며, 국토안보부(DHS)와 미 태평양사령부 산하의 알래스카 사령부(U.S. Pacific Command's sub-unified Alaska Command)간의 조정 기능도 강화되었다. 적어도 어느 정도 북극에 초점을 둔 부처간 연합 군사훈련과 NORAD(북미방공사령부) 훈련에는 Northern Vigilance, Northern Denial, Northern Edge(적어도 5,000명 이상의 인원이 훈련에 참가), Terminal Fury, Valiant Shield 등이 있다.​22)

 새로운 미국의 북극 안보 이해관계는 전략적인 해상 수송이다. 북극권의 미국 해군의 지속적인 존재를 설명하는 수중전(undersea warfare) 이상의 현존하는 논리는 없다. NORAD의 능력은 가까운 미래까지 러시아의 북극 항공 위협을 억제하는 데 충분할 것이다. 가까운 미래까지 어떤 나라도 미국의 북극 수중 지배권에 도전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 미국은 러·​중의 북극해에서의 공격적인 활동을 비난하고 있지만, 핵 추진 공격용 잠수함(USS SSNs) 등에서 조용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Ⅳ. 북극의 새로운 안보적 정세는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제 17차​북극 이사회 각료 회의(2019.5.6.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은 (북극 개발에 대해) 정확히 어떠한 권리도 없다.”, “중국과 북극 간 가장 짧은 거리도 900마일(약 1448㎞)에 달한다", "북극 국가와 비(非)북극 국가만이 존재할 뿐 제3의 개념(근 북극국가)은 존재하지 않는다", "북극은 강대국의 경쟁이 벌어지는 경기장이 됐다. 8개의 북극 국가들(미국,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은 새로운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중국이 다른 지역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행동 방식은 우리가 어떻게 북극 문제를 다뤄야 하는지 알려준다…북극해가 군사화와 경쟁적인 영유권 주장으로 가득한 또 하나의 남중국해가 되기를 원하느냐…에티오피아에서 중국이 건설한 도로가 몇 년 후 무너지고, 스리랑카나 말레이시아의 전 정권은 (일대일로 관련) 부채와 부패로 구속됐다. 북극의 인프라스트럭처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가?”​23)

 ​이에 대해 가오펑 중국 외교부 북극 특별대표는 폼페이오 장관 발언 직후 AFP통신과의 인터뷰, "폼페이오가 힘의 경쟁을 말했다. 누가 더 많은 친구를 얻는지 보자"​24)​ ​

  지금까지 언급한 북극권에서의 미·​중·​러의 군비 및 안보 경쟁은 “극지선도국” 한국의 북극 정책 추진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북극 공세(진출)는 북극권 국가들, 특히 북극 이사회(AC, Arctic Council)로 하여금 북극 이사회 옵저버 국가를 포함한 기타 비 북극권 국가들의 북극에 대한 발언권 및 진출을 비판적으로 보게 하거나, 배제 시킬 수 있다. 즉, “북극 문제는 북극권 국가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한국은 북극에서 과학기술 협력을 포함하여 북극 항로 개척, 에너지 자원 개발, 수산 분야 진출 등의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사실 “인류 공동의 미래를 위한 북극”이라는 담론 형성은 북극에서의 국제 협력 확대를 이끌고, 이는 한국과 같은 비 북극권 국가의 북극 진출을 용이하게 한다. 그러나 중국의 북극 공세와 중‧러의 군사안보적 경제적 협력 강화는 이에 대한 미국 및 북극권 국가들의 대응으로 이끌고, 따라서 북극 거버넌스는 폐쇄적인 경향으로 흐를 수 있다.

 북극에서의 미·​중·​러의 안보 경쟁은 북극 이사회 옵저버 국가로서 한국이 추진하는 북극 기본 정책 및 국제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G2 대결의 한 축인 중국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한국의 국제 협력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은 과학 기술 협력을 기반으로, 북극 항로 개척, 에너지 협력 및 환경 협력으로 정책 목표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쇄빙 LNG 탱커 등 조선 분야에서 국익을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주> 

1) Oran R. Young, Arctic Politics - Conflict and Cooperation in the Circumpolar North

  (London: Univ. Press of New England, 1992) pp. 190-213.​

3) 콜라반도의 세베라모르스크에 세계 최대의 해군 기지 개발, 극동의 전략적 공군 기지 클러스터 건설, 지하핵실험장으로서 노바야 제믈랴의 이용 등이 그것들이다.​​
4) Home Rule Government, 덴마크로부터 그린랜드의 점차적인 자치를 인정한 1979년 수립된 정치 체제.​
​5) 폼페이오 "中, 북극서 손떼라"…북극 놓고 美·中 패권경쟁. 매일경제 (2019.5.7.)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9/05/298855/ (검색일, 2019.5.20.)​
6) 서동주, 2009. 4. 14, “러시아 국가안보전략 2020의 정책적 함의와 파급영향,”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보고서』 참조.​
7) “러, 내년 유엔에 북극권 영해 확장 신청”, 세계일보 (2011.07.07.)​
8) 2011년 7월 1일 러시아는 북극해 해역 주권 수호 임무를 수행할 2개 여단을 창설해 북부 항구도시 무르만스크나 아르한겔스크 등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일보 (2011.07.07.); 중앙일보 (2009. 04. 03.), 윤영미, “러시아의 해양에너지안보 전략과 대응방안: 북극해 영유권 분쟁을 중심으로,” 2010년 8월 27일 한국정치학회 하계학술회의 발표논문에서 재인용.​​
9) Bradley Cook, “Russian Army Trains for Arctic Combat to Defend Resource Claim,” Bloomberg.com, 24
  (June 2008)​​
10) “Russia to take into account US army high activity in Arctic,” ITAR-TASS, Moscow, (5 May 2008)​
11) Adele Buckley, “Establishing a Nuclear Weapon Free Zone in the Arctic,” Canadian Pugwash Group,
  (11 July 2008), p. 4.​​
12) 习近平“一带一路”构想战略意义深远. 2014-10-10 11:00:51. 来源:国际在线, 编辑:王瑞芳.  http://news.cri.cn/gb/42071/2014/10/10/882s4720906.htm (검색일, 2018.7.2.) ​
13) 2013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의해서 제안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The 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은 아시아 국가들의 사회간접자본 건설 지원을 위해 중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 금융 기구이다. 미국과 일본 주도의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을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2014년 10월 24일 아시아 21개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위한 양해 각서(MOU)에 서명했으며 2016년 1월 16일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AIIB의 창립 회원국은 57개국이며 수권자본금은 1000억 달러(120조원)이다. 한국은 2015년 3월 26일 AIIB에 공식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고, 57개국 중 5위의 지분율(3.81%)에 해당하는 37억4000만 달러를 배분 받았다. ​
14) 신개발은행(新開發銀行, New Development Bank BRICS, NDB BRICS)은 BRICS 5개국(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 아프리카 공화국)이 운영하는 국제 개발 금융 기관이다. 이 은행은 신흥 5개국 시장의 재정 및 개발의 더 큰 협력 관계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본부는 중국 상하이에 있으며, 2015년 7월 21일 공식 출범하였다.​
15) 실크로드 기금은 일대일로 계획에 해당하는 국가들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중국 정부 주도의 투자 기금이다. 2014년 11월 시진핑은 400억 달러의 개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마련한 자금과는 구분되는 추가의 새로운 자금이다. 이 기금은 프로젝트에 돈을 빌려주기보다는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6) China Ocean Shipping(Group) Company인 Cosco는 전 세계에서 6 번째로 큰 컨테이너 선박 운영 업체이다. 중국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중국에서 가장 큰 건화물 선사 및 라이너 운송 업체이기도 하다.​
17) John Patch, “Cold Horizons: Arctic Maritime Security Challenges”, U.S. Naval Institute Proceedings, 0041798X, (May 2009), Vol. 135, Issue 5.​
18) White House, “Arctic Region Policy,” National Security Presidential Directive 66/Homeland Security Presidential Direct 25, (9 January 2009), http://www.whitehouse.gov/news/releases/ 2009/01/20090112-3.html (검색일: 2010.05.25)​
19) 6피트 내외의 얼음만 다룰 수 있는 중, 소형 쇄빙선을 수척 보유​
20) Ronald O'Rourke, “Coast Guard Polar Icebreaker Modernization,”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3 October 2008)
21) ONR Research Symposium, 참조.​
22) U.S. Air Force, Northern Edge Background Paper, Elmendorf Air Force Base, http://www.elmendorf.af.mil/library/factsheets/factsheet.asp?id=11648(검색일: 2010.05.25)
23) 폼페이오 "中, 북극서 손떼라"…북극 놓고 美·中 패권경쟁. 매일경제 (2019.5.7.)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9/05/298855/ (검색일, 2019.5.20.)​
24) 북극 패권 경쟁 격화…美, 중·러에 “공격적 활동 견제” 경고. 조선일보 (2019.05.07.)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7/2019050701696.html (검색일, 2019.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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