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사태와 한미동맹 > E-저널 2021년 ISSN 2465-809X(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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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저널 2021년 ISSN 2465-809X(Online)

제 52호(8-9월) |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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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이승준 작성일21-09-16 14:25 조회1,1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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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사태와 한미동맹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교수연구원 이승준

 

Ⅰ. 서 론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이 2021년 8월말을 시한으로 철군을 진행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사회는 큰 혼란에 빠져 들고 있다. 같은 해 8월 15일 탈레반(Taliban)은 수도 카불(Kabul)을 장악하면서 지난 2001년 이후 20년 만에 정권을 재장악하였다.​1) 현재 미군이 통제하고 있는 카불공항에는 탈레반의 위협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고 수많은 인파가 모여 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월 26일에는 카불공항 근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호라산(IS-K)이 저질렀다고 자처한 자폭테러가 발생하여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2)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이 강화하면서 가니 정부의 관료들을 포함한 반대파 등에 대한 보복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여성과 아동에 대한 인권 침해가 심화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한국, 일본 등 그 동맹 및 우방국들을 도와준 경력의 인사들을 색출하여 처벌하려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인권이 유린된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사회는 엄청난 혼란과 공포 속에 휩싸이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바라보면서 한국사회의 일각에서는 “미국이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철군함으로써 언제든 동맹을 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3) 즉 다음 희생자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이번 기회에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한미동맹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하여 한미동맹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Ⅱ. 탈레반(Taliban)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장악


 1. 탈레반의 정체와 정치 활동

 탈레반(Taliban)은 파슈툰어로써 ‘학생들’이라는 의미의 용어이다. 탈레반의 조직원들은 파키스탄 북부 및 아프가니스탄 남부 파슈툰족 거주 지역에 산재한 마드라사(이슬람 신학교)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신학생들과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무자헤딘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내전을 무력으로 종식시키고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표로 1994년에 결성된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 종교·정치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무장투쟁을 전개하면서 1994년 이미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80% 정도를 장악하고 1995년에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Kabul)을 점령한 후 시아파 출신인 나지불라 전 대통령 형제를 공개 처형하고, 과도정부를 세워 이슬람공화국을 선포하였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축출된 시아파는 북쪽지역을 근거지로 북부동맹을 결성하여 반군을 형성하고 탈레반 정권과 내전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여 이웃국가인 파키스탄과 유럽 등지를 떠돌게 되었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상업 활동을 재개하면서 전통적인 아프가니스탄 가문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통치 과정에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법(Sharia Law)’을 엄격히 적용함으로써 여성의 고등교육과 취업, 자유로운 외출을 규제하고, 부르카(burka)​4) 착용을 의무화 하는 등 특히 여성과 아동에 대한 인권침해 행위를 자행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아 왔다.

 탈레반은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탄테러 배후로 지목된 사우디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 1957~2011)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면서 미국 등 서방과 갈등을 빚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1년 미국의 무역센터 빌딩에 대한 ‘9·11테러’가 발생하였다. 미국은 탈레반이 비호하고 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소행으로 판단하고 탈레반에게 그의 신병인도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보복공격을 가하여 2001년 11월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켰다. 미국은 2004년 아프가니스탄에 친 서방 민주정부를 수립시켰고, 주둔한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의 군과 경찰을 육성시키면서 탈레반의 게릴라전과 테러전에 맞서 전쟁을 지속하였다. 그러나 20여 년 가까이 지속된 전쟁으로 과다한 비용이 발생하고 미군의 피해가 계속되자 미국의 국내여론이 안 좋아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2월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2021년 5월 1일까지 미군 철수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2021년 1월 새로이 취임한 조 바이든(Joe Biden, 1942~) 대통령은 같은 해 8월말 철군을 마쳤다.


 2. 탈레반의 정권 재장악과 그 의미

 2021년 5월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미군의 단계적 철수가 진행되자 탈레반은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하며 8월 15일에는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내전 승리를 공식 선언하였다. 아슈라프 가니(Ashraf Ghani) 대통령은 탈레반의 카불 장악이 임박해지자 급히 국외로 도피하였고, 카불 공항에는 탈출하려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큰 혼란이 일어났다. 더불어 미국 등 각국 대사관들이 카불에서 연이어 철수한 가운데 한국대사관도 8월 15일 잠정폐쇄하고, 공관원 대부분을 중동 지역의 제3국으로 철수시킨 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등을 한국으로 이송시켰다.​5)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재장악한 탈레반은 코미디언에 이어 민요가수를 무참히 살해하는 등 공포정치를 자행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사회활동을 금지시키며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국제기구는 우려를 표명하였고, 아그네스 칼라마르드(Agnes Callamard) 국제엠네스티 사무총장도 “2021년의 탈레반이 너그럽지 못하고 폭력적이며, 폭압적인 2001년의 탈레반과 똑같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며 20년이 지났음에도 달라진 것이 없는 탈레반의 만행을 비난한 바 있다.​6) 지난 8월말 미군 철수가 완료되자 탈레반 대변인은 “완전한 독립을 달성했다”는 소감을 트위터에 남기고 “카불 공항은 탈레반 손에 들어왔으며, 탈레반은 새로운 정부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7)

 한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 배경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는 “타국 이익 위한 군사작전 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하면서 지난 20년간 총 2300조원, 하루 34억 원을 경비를 투입하였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20년간 아프가니스탄을 위해 각종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도망쳤다”며 그의 리더십 부족을 비판하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올바른 결정, 현명한 결정,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믿는다”며 “미 대통령의 임무는 2001년이 아닌 2021년과 미래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어서 “세계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러시아와 여러 전선의 도전을 다루고 있다. 사이버공격과 핵확산에 맞서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10년 더 꼼짝 못 하는 걸 제일 좋아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8)

 미군의 철수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재장악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 첫째는 미국은 더 이상 타국의 이익에 맞춰 중대 군사작전을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비용과 병력을 투입하여 무력으로라도 타국을 민주화시켜 테러를 근절하겠다던 미국의 구상이 폐기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핵심이익이 없는 곳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둘째는 미국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 위협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시하면서 중국, 러시아, 사이버 테러, 핵확산 등에 안보의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이다. 미국이 중국을 주적으로 지정하고, 남중국해에서 해양패권 경쟁을 가속화하면서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에 대응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 현 정세를 고려하면 미국의 동맹정책 등 대외 안보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셋째는 미국의 대외 정책은 국내여건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베트남 전쟁에 불편한 심기와 더불어 더 이상 타국에서 미국의 젊은이들이 희생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또한 건강, 기후변화, 사회 치유, 교육 등 미국에 산재한 많은 국내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넷째는 탈레반 정권으로 교체된 아프가니스탄의 미래가 불안정하고 불확실하여 외세의 개입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탈레반 세력들이 북부에 근거지를 둔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가속화하면서 내전이 확산될 여지가 크고, 전 정부의 관료들에 대한 처단과 압박, 그리고 여성, 아동들에 대한 인권유린은 국제사회의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과 대항 중인 중국과 러시아 등 외세의 개입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오랜 전쟁으로 무너진 국가의 재건과 경제자립, 치안유지, 코로나19 대응 등도 탈레반 정권이 해결해야 할 큰 문제이다.

 이와 같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재장악은 미국과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 그리고 우방국 및 국제사회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양을 통한 무역을 생명으로 하는 한국으로서는 해양에서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Ⅲ. 동맹의 조건과 한미동맹


 1. 동맹의 정의에 담겨진 조건

 동맹은 한 국가가 자신만의 군사력으로 국가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하기 어려운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선택하는 안보수단이다.​9) 「한·미상호방위조약」도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맺어 국가안보를 달성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하나의 안보수단이다. 동맹(alliance)에 대한 개념 정의는 다양한데 오스굿(R. E. Osgood)은 “참여한 국가들이 공동의 이익과 목표를 추구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과 자원을 투입하는 협력적 노력을 기반으로 하는 잠재적 전쟁공동체”라고 정의했고, 월트(Stephen Walt)는 “둘 이상의 주권국가 사이에 맺은 안보협력에 대한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합의”라고 정의했으며, 리우(Liou)는 “집단적 안보에 대한 국가 간 합의로써, 모든 회원국은 서로 위협하지 않고, 탈퇴국에 대해서는 가능한 경우 제재를 가하며, 회원국들의 개별적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동맹 밖의 국가들을 위협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정의한다. 한편 프리드먼(E. R. Friedman)은 동맹의 세 가지 특징으로 ‘① 실제적이든 잠재적이든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적대국의 존재’, ‘② 군사적 개입의 고려와 전쟁의 위험성’, ‘③ 영토, 인구, 전략자원 등에 대한 현상유지 또는 확대에 대한 상호관심’을 들고 있다.​10)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Jr.)는 동맹을 “국가가 각자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맺는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협정”으로 정의하고 있다.​11)

 이와 같이 동맹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를 종합해보면, ‘동맹이란 둘 이상의 국가가 자신들의 국가이익을 보호·유지·증진하고, 하나 이상의 실제적이며 잠재적인 적대국을 설정하고 방어적 또는 공세적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전쟁 수행 등 다양한 군사협력에 대해 공식적으로 합의한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12) 동맹의 정의를 고찰해본 결과 여기에는 동맹의 조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동맹의 조건은 첫째, 각 동맹국의 국가이익을 보호·유지·증진해야 하고, 둘째, 실제적이며 잠재적인 적대국이 존재해야 하며, 셋째, 동맹국과 전쟁 수행 등 다양한 군사협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맹은 유사시 실현가능성이 우수하고, 적에 대하여 실질적인 군사력 억제 또는 보복을 가능하게 하지만 한계점도 존재한다. 동맹관계는 언제든지 단절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상대방이 각자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맹은 적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약속이라는 점에서 원하지 않는 전쟁에 끌려들어 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13)


 2. 한미동맹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발전방향

 6·25전쟁이 발발하고 1년 정도가 지나 소강상태에 빠지자 당사국 간에 휴전이 논의되었다. 당시 한국군은 전력이 매우 취약했으므로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 후 북한의 재침을 우려하여 미국에게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요구하였다. 한국과 미국은 협상에 들어가 1953년 10월 1일 워싱턴 D.C.에서 대한민국의 외무장관 변영태와 미국의 국무장관 덜레스(John Foster Dulles)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서명하였고 1954년 11월 18일 발효되었다.​14) 이후 한국의 국방은 한미동맹 체제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1954년 11월 17일 한·미간에 합의한 「한국에 대한 군사 및 경제원조에 관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합의의사록」에서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국제연합사령부의 작전지휘권 하에 두도록 합의함에 따라 유엔군사령관이 계속 한국군을 작전지휘하게 되었다.​15)

 한미동맹은 한국의 안보의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서 국방조직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ROK-US Combined Forces Command)가 창설되면서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이 유엔군사령관에서 한미연합군사령관인 미군장성에게 인계되었다. 이에 따라 유엔군사령부는 정전협정의 유지에 대한 책임만을 지게 되었고 이에 관해 한미연합군사령부와 상호지원 및 협조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1994년 10월 제2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 합의에 따라 1994년 12월 1일부로 평시작전통제권은 한미연합군사령관으로부터 환수되어 현재까지 한국의 합동참모의장이 행사하고 있다.​16)

 금번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접하면서 국내·외의 일각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미국의 바이든 정부와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아프가니스탄과 한국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면서 이를 일축하고 있다.​17) 하지만 이를 믿고 국가의 안위를 한미동맹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한 일이다. 앞의 항에서 살펴보았듯이 동맹은 한계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동맹의 조건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동맹이 파기될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한미동맹의 조건인 ① 한국과 미국의 국가이익을 보호·유지·증진시켜야 하며, ② 북한과 주변국의 실제적인 위협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③ 미국과 함께 전쟁 수행 등 다양한 군사협력에 대비해야 한다. 즉 미래 한미동맹의 발전방향은 동맹의 조건을 확고하게 유지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관하여 허드슨 연구소의 페트릭 크로닌(Patrick M. Cronin)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한국의 군사력 증진은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조건을 충족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사안임을 강조하였다. 그는 강력한 자주권은 한국은 물론이고 한미동맹 관계에도 이롭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한국군의 전력이 강화되면 한미동맹이 발전하는 것이며 그 결과는 북한이 핵무기 협상을 거부한 대가로 대중국 의존도가 심화되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만들 것으로 보았다. 그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고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함으로써 복잡한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서, 한국군의 전력증강을 통한 한미동맹의 발전은 중요하며 이렇게 되면 미국이 한국에 대한 두터운 신뢰와 함께 한미동맹은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18) 현실성 있는 말이다.

 그러므로 향후 한미동맹은 허드슨 연구소의 페트릭 크로닌(Patrick M. Cronin) 안보석좌가 주장한 것을 참고하여 동맹의 조건을 확고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Ⅳ. 결 론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서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사태는 한미동맹을 안보의 중심축으로 삼는 한국의 입장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이 사태를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국가의 안위를 타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를 통해 이제는 더 이상 과거에 억매이지 않고 미래 위협에 대비하겠다는 것을 공표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이미 강조해왔듯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중시하고 중국, 러시아, 사이버 테러, 핵확산 등에 안보의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이다. 앞으로 미국의 동맹정책 등 대외 안보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국제정치 현실은 당연히 동북아시아와 한국의 안보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한국의 국익은 특히 미국과 함께 해양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군이 추진 중인 경항공모함 도입 등 전력증강 사업이 차질 없이 신속히 추진되어야 하는 당위성도 높아진다.

 한국은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계기로 북한을 포함한 주변국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무기와 병력을 육성하여 더욱 강력한 자주권을 확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통해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기여하여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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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아프가니스탄 탈레반(Taliban)은 1994년 아프가니스탄의 칸다하르(kandahar) 지역에서 결성된 이슬람 수니파 무장 정치조직이다. 이 조직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해왔으나 2001년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미국의 신병인도 요구를 거부하면서 보복공격을 받아 그해 11월 붕괴되었다.

2) 연합뉴스, “카불 대피작전 겨냥한 IS 자폭테러 사망자 100명 넘어”, 2021년 8월 27일, https://www.yna.co.kr/(검색일: 2021. 8. 30.).

3) 평화연구원, 「평화재단 현안진단」제263호, 2021.8.27., http://www.bulgyofocus.net/(검색일: 2021. 8. 30.); 미디어 오늘, “아프간 사태 바이든 발언에 한미동맹 파급 해석은 맞나”, 2021년 8월 18일, http://www.mediatoday.co.kr/news/(검색일: 2021. 9. 1.) 참조.

4) 부르카(burka)는 여성의 의상의 하나로 눈 부위의 망사를 제외하고 머리부터 발목까지 덮는 의상을 말한다.

5) 외교부브리핑, 2021년 8월 25일, https://www.mofa.go.kr(검색일: 2021. 8. 31.).

6) 중앙일보, “코미디언 이어 아프간 가수 무참히 살해…탈레반 공포정치”, 2021년 8월 30일자, https://www.joongang.co.kr(검색일: 2021. 8. 31.).

7) YTN, “아프간에서 마지막 미군기 떠나자 탈레반 환호의 총성”, 2021년 8월 31일, https://www.ytn.co.kr(검색일: 2021. 8. 31.).

8) 서울신문, “바이든, 타국 위한 전쟁의 시대, 끝났다…中 경쟁 집중 강조”, 2021년 9월 1일자, https://www.seoul.co.kr/news(검색일: 2021. 9. 1.).

9) 윤정원, “동맹과 세력균형,” 함택영·박영준 편, 『안전보장의 국제정치학』(서울: 사회평론, 2011), pp. 225-229.

10) 군사학연구회, 『군사학개론』(서울: 플래닛미디어, 2014), p. 325.

11) Joseph S. Nye, Jr. Unerstanding International Conflicts. 양준희·이종삼 역,  『국제분쟁의 이해』(서울: 한울아카데미, 2000), p.106.

12) 군사학연구회, 앞의 책, p. 326.

13) Glenn H. Snyder, Alliance Politics(Itacha and London: Cornell University Press, 1977), pp. 180-199.

14) 김창주,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행정협정,” 『역사비평』 제54호(2001년 봄), p. 430;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과의 상호방위조약」(1953. 10. 1. 서명, 1954. 11. 18. 발효) 참조.

15) 국방군사연구소, 『건군 50년사』, 전게서, p. 29; 국방부 전사편찬위원회, 『국방조약집』(제1집)(서울: 삼문인쇄사, 1981), p. 164.

16) 이승준, “주요 외국 및 한국의 군 상부지휘구조 변동요인 비교 연구,” 충남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19, pp. 181-183.

17) 한국일보, “한국도 아프간 꼴 난다?…한미동맹 회의론 근거 있나”, 2021년 8월 19일, https://www.hankookilbo.com(검색일: 2021. 9. 1.) 참조.

18) dongA.com 뉴스, “동맹관계 변화 가속화 할 미 아프간 철군(세계의 눈/페트릭 크로닌)”, 2021년 9월 1일, https://www.donga.com/news/article(검색일: 2021. 9.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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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박재필 | 01-18 | 1703 국제분쟁의 특징이 동북아시아 민족주의 갈등에 주는 시사점 인기글
국제분쟁의 특징이 동북아시아 민족주의 갈등에 주는 시사점 박재필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교수연구원) 전 세계가 SNS로 연결되어 실시간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하나의 지구촌이라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는 민족주의라는 울타리에 묶여 갈등을 빚고 있다. 민족주의에 의한 갈등은 냉전시대 이후 지구촌 국제분쟁의 가장 핵심…
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김종서 | 01-18 | 1228 강군 육성 및 병영문화 혁신방안 - 초급장교 중심으로 - 인기글
강군 육성 및 병영문화 혁신방안 - 초급장교 중심으로 - 김종서(충남대학교 교수)​ 제 1장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을 하는 세계적인 안보상황과 러시아와 나토의 긴장상황,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불안정한 안보환경 등 어느 시기보다도 글로벌화된 세계속에서 각…
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전기석 | 01-18 | 1526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통해 본 군대 인기글
마키아벨리의 &lt;군주론&gt;을 통해 본 군대 충남대 국가안보융합학부 전기석 1. &lt;군주론&gt; 배경 이해 타임지와 뉴스위크에 명서로 인정받고, 서울대 등 국내 대학들이 필독서로 선정하고 있는 책, 그러나 한편으로 프레드릭 대제와 천주교 교황들…
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길병옥 | 01-18 | 1217 국가안보 관련 공약 그리고 사활적 안보공백에 대한 소고 인기글
국가안보 관련 공약 그리고 사활적 안보공백에 대한 소고 길병옥 충남대 국가안보융합학부 국가안보의 사활적 이익에 대한 논란이 최근 불거지고 있다. 병사 월급 200만 원 지급에서부터 한미동맹의 방향 그리고 동북아 국제정세에 있어서 관계설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중…
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이승준 | 01-18 | 1275 국회 경항공모함 사업 예산안 심사 시 드러난 심사 위원들의 인식 및 문제점 분석 인기글
​ 국회 경항공모함 사업 예산안 심사 시 드러난 심사 위원들의 인식 및 문제점 분석 ​ 이승준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교수연구원) ​ Ⅰ. 서 론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항공모함’ 확보사업의 예산안(2022년)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국방예산…
공지 제 54호(12-22,1월) Written by 이세영 | 01-18 | 1484 이순신 장군과 노량해전(露粱海戰) 인기글
​ 이순신 장군과 노량해전(露粱海戰) 이세영 교수 670km를 걸어 남해로 이순신 장군은 32세 늦은 나이에 무과에 급제하여 노량해전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22년 동안 군 생활을 했다. 오늘날 군 간부들이 임관하여 장기 복무를 하고 전역하게 되면 대부분이 군에서 평생을 보내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고들…
공지 제 53호(10-11월) Written by 신장이 | 11-09 | 1459 한반도 해양주권의 확보와 한국 해군의 대응 인기글
​ 한반도 해양주권의 확보와 한국 해군의 대응 신장이(충남대학교 교수) 지금으로부터 약 373년 전인 1648년 유럽 대륙에서는 국가 사이의 관계에서 국가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베스트팔렌 조약이 체결되었다. 1618년 종교전쟁에서 시작하여 영토전쟁으로 막을 내린 30년 전쟁은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유럽의 공국들은 신성로…
공지 제 53호(10-11월) Written by 이종해 | 11-09 | 1773 해사순항훈련전단의 베링해 항해 시사점 인기글
​ 해사순항훈련전단의 베링해 항해 시사점 이종해(충남대학교 교수) 1. 서론 해군순항훈련전단이 지난 10월 22일 제주해군기지를 출항하여 67일간의 원양항해 훈련을 시작하였다. 순항훈련전단은 4400톤급 한국형 구축함 왕건함(DDH-Ⅱ)과 1만 톤급 군수지원함 소양함(AOE-Ⅱ)이 훈련 전단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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