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6호(4-5월) | 클라우제비츠의 군사적 천재는 어떤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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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임익순 작성일22-05-03 16:57 조회2,078회 댓글0건본문
클라우제비츠의 군사적 천재는 어떤 의미인가?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임익순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분석이 다양하게 제시되는 것은 이 전쟁이 보여주는 몇가지 특이한 돌출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첫째는 러시아라는 군사강국이 수행하는 현대 전쟁의 의외성이다. 러시아는 전쟁을 개시하면 수일 내에 종결지을 것으로 보았지만 러시아의 의도대로 전개되지 않은 것이다. 러시아 육군의 새로운 전격전 수행부대로 정의되는 대대전술단(Battalion Tactical Group, BTG)의 효율성이 우크라이나의 지형 및 기상 특성과 우크라이나군의 방어태세에 의해 크게 저하되었던 탓이다. 둘째는 러시아가 전쟁 초기의 공격 기세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의지를 예상하지 못했거나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다. 셋째는 러시아군의 첨단 공격제대인 BTG가 유기적인 통합전투력으로 발휘되지 못하고 축차투입으로 인해 각개격파 당한 것이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에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 요소인 야전사령관이 부재 상태였다. 러시아군 총참모장 발레리 게라시모프 대장이 있지만 그는 야전사령관이 아닌 합참의장 격이었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초기 전투에 투입한 170여 개 BTG를 통합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은 공석이었기 때문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 제1편 제1장 “전쟁이란 무엇인가?”의 결론으로 전쟁의 삼위일체를 제시하였다. 정부와 국민과 야전사령관 및 군대가 우주에 떠 있는 물체들이 인력에 의해 균형을 이루는 것처럼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삼위일체론이다. 그중에서도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요소로 군사적 천재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러시아는 군사적 천재성을 발휘해야 하는 야전사령관을 공석으로 두고 전쟁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군사적 천재에게 어떤 의미가 있어서 중요하다고 클라우제비츠는 생각했던 것인가? 전쟁론에서 제시하는 삼위일체론의 핵심개념인 군사적 천재의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첫째 의미는 ‘경이로운 삼위일체’의 중재자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의 ‘삼위일체’에 대해 1편 1장의 결론 외에는 어디에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1편 1장의 논리구조를 살펴보면 그는 이미 서두에서 전쟁의 본질적 세 가지 요소에 대한 복선을 깔아 놓았다. 그는 전쟁을 ‘확대된 양자대결’로 정의한 뒤 추상적 개념의 상호작용과 극단(極端)으로서 ‘폭력성의 극단’, ‘의지의 극단’, ‘힘의 극단’ 등 세 가지를 설명하였다(2절~4절). 그는 이러한 추상적 의미의 극단이 인간의 불완전성과 전쟁 현상의 개연성 등 현실적인 제한에 따라 극단으로 치닫지 못한다고 보았다. 현실에서의 전쟁은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6절~9절). 이에 따라 그는 제한적으로 현실에서 나타나는 전쟁과 관련된 요소로서 개별 국가와 정부를 먼저 설명하고 국민의 폭력적 성향을 설명하였다(10절~11절). 그리고 전쟁에서의 군사적 활동이 정지되는 원인으로 공격·방어의 양극성, 불확실한 상황 파악 등을 제시하였다. 또한 이로 인해 전쟁에서 군대의 운용이 우연과 확률이라는 본질적 요소와 관련된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12절~22절). 이러한 분석에 따라 1장의 결론이자 전쟁이론을 위한 결론으로 제시한 것이 전쟁의 ‘경이로운 삼위일체’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의 ‘경이로운 삼위일체’에 대해 논의하면서 추상적(이론적) 개념과 구체적(현실적) 개념의 논리적 이중구조(二重構造)로 설명하였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의 실제적인 모습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먼저 ‘국민-야전사령관과 군대-정부’라는 구체적 개념을 찾아냈고, 그 요소들의 추상적 속성으로서 ‘감성(감정)-우연-이성(오성)’을 분석해 내면서 논리적 이중구조를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이 개념들을 종합하여 논술하는 과정에서는 추상적 속성을 먼저 제시하고 이것을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행위 주체와 연계하는 순서로 개념화 한 것이다.
또한,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이론이 성립하려면 삼위일체의 각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 균형 개념은 몽테스키외가 정치체제 각각의 권력 주체들이 최대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행정권-입법권-사법권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이 균형을 설명하기 위해 각각의 요소들이 같은 힘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우주의 천체들이 만유인력에 의해 유지되는 것처럼 전쟁의 삼위일체 요소들이 삼각형을 이루고 동등한 인력으로 끌어당기는 개념을 상정했던 것이다. 그는 ‘Anziehungspunkten(인력+점)’, 과 ‘schwebend(떠 있는)’이라는 단어로 이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전쟁의 삼위일체의 각 위격들은 크기나 무게, 거리라는 개념으로 표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상징적인 요소로서의 특성만 있을 뿐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이러한 것을 고려하여 각각의 요소를 ‘점(spunkten)’으로 상정하고, 각각의 요소(점)들이 끌어당기는 힘을 ‘인력(Anziehung)’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인력이 작용하는 장소를 지표면이 아닌 가상의 공간으로 상정하여 ‘떠 있는(schwebend)’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최대한의 자유와 균형을 확보한 전쟁의 삼위일체 요소들은 이제 자체의 고유한 이론과 법칙에 따라 상호작용하면서 서로에게 삼투(滲透)하게 된다. 국민은 군대에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정부에 대해 전쟁에서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과 감시를 한다. 정부는 군대에 정치적 목적에 따른 목표를 부여하고, 국민에게 전쟁의 진행상황을 홍보하며 최대의 지원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야전사령관과 군대는 정부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국민에게는 신뢰를 주고 전쟁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한다. 각각의 요소들이 균형을 이루고 고유의 이론에 따른다 하더라도 전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을 타도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따라서 군사적 천재는 전쟁의 삼위일체 요소들인 감성(폭력성, 국민)과 이성(정부)을 중재하는 존재이며, 다른 요소들에게 최대의 자유와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인 것이다.
두 번째 의미는 불확실성과 우연의 지배자이다.
클라우제비츠 시대의 전쟁은 인간에 의해 지리적 공간에서 물리적 폭력이 충돌하는 현상이었다. 전쟁을 구성하는 인간과 지리적 공간, 물리적 폭력 중 가장 큰 변수는 인간적 요소이다. 적대 쌍방의 인간들이 자유의지에 따라 현상을 지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전쟁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클라우제비츠가 인간의 자유의지와 관련된 정신적 힘이 중요하다고 한 이유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있다.
클라우제비츠는 폭력이 극단적으로 발휘되어 절대적 수준에 도달하는 이론적 전쟁이 현실적 수준의 전쟁으로 완화되는 출발점을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보았다. 인간의 불완전성은 불확실성을 낳는다. 이 불확실성이 전쟁을 개연성의 영역으로 밀어 넣고, 개연성의 영역에서는 우연적인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우연적 현상이 자기에게 유리한 확률을 계산하도록 하여 클라우제비츠가 말하는 카드게임과 같은 도박의 성질을 갖는 전쟁이 되는 것이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클라우제비츠는 대략 두 가지를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그때까지의 일반적인 방법이었던 불확실성을 제거하거나 축소하는 것이고, 하나는 불확실성을 완전하게 제거할 수 없으므로 오히려 이 불확실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적대적인 양측은 각각 상대방의 성격·제도·상태·상황 등에 기초하여 개연성의 법칙에 따라 상대의 행동을 추론하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이 추론과 행동의 결정, 행동의 실행과정에서 쌍방의 의도와 대응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용하여 우연한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더구나 인간의 육체적・정신적 불완전성이 야기하는 고통과 피로와 공포라는 전쟁의 독특한 분위기가 마찰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나 불확실성과 우연을 확대한다. 불확실성과 우연의 영역에서 양자 간의 물리적 폭력의 수준과 정확성·확실성의 추구 수준이 현격하게 차이 난다면 승리는 수준이 높은 쪽에 돌아갈 확률이 크다. 이러한 정확성과 확실성의 수준이 비슷하다면 고통과 피로와 공포를 극복하는 정신적 요소의 힘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심지어 계량적인 정확성과 확실성의 수준에서 열세라 하여도 최고지휘관의 군사적인 천재성을 보여 주는 정신적인 힘으로 극복하고 승리한 여러 사례를 우리는 볼 수 있다. 클라우제비츠가 주장하는 정신적 힘의 중요성은 여기에서 연원한다.
클라우제비츠가 생각하는 불확실성과 우연에 대응하는 두 번째 방법은 이러한 정신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빈약한 확실성의 추구에 대한 필요성보다 인간 정신의 풍부한 가능성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클라우제비츠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작용하는 풍부한 가능성인 위대한 정신적 힘은 용기로부터 출발한다고 하였다. 이 용기가 모험, 행운, 대담함 등으로 나타나 불확실성과 우연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불확실성의 광야에서 카멜레온 같이 다양하게 변하는 전쟁의 모습은 최고지휘관에게 용기와는 다른 감성(감정)과 이성(오성)이 통합된 정신적 힘을 요구한다. 전쟁 현상의 세계에서 불확실성과 우연은 불가피한 성향이다. 불완전한 인간이 어쩔 수 없는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성향이며 적대적인 양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적에게 나의 의지를 강요하기 위해서는 적보다 강한 의지가 필요하고 이 의지가 정신적인 힘이다. 이 정신적 힘이 때로는 대담함이나 무모함으로 발휘되어 불확실성과 우연이 도처에 숨겨진 도박과 같은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나의 의지를 적에게 강요할 수 있게 한다. 군사적 천재의 강한 의지로 나타나는 위대한 정신적 힘은 그래서 최선의 원칙을 만들어 가는 행동을 통해 불확실성과 우연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능력인 것이다.
세 번째 의미는 전쟁이론과 전략수행의 중심이다.
클라우제비츠는『전쟁론』1편 1장의 결론에서 삼위일체의 ‘세 가지 인력’이 균형을 이루는 이론으로 정립하는 방법을 2편에서 연구하고자 하였다. 2편 1장에서 그는 세 가지 인력 요소 중 ‘주어진 수단’으로서 야전사령관과 군대를 첫 번째 변수로 설명하였다. ‘주어진 수단’(야전사령관과 군대)을 운용하는 것을 전쟁술로 정의하고 그것을 구성하는 변수들 사이의 관계를 정립하는 방법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전쟁술을 전쟁지도(戰爭指導, Krieg- führung)라고 하면서 전쟁지도를 전술과 전략으로 구분하였다. 전술적인 지도는 전투력을 운용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며, 전략은 전쟁 목적을 위한 전투의 운용에 관한 지도라는 것이다. 전쟁이론은 전쟁지도이론을 포함하는 전체 전쟁에 대한 논리적 접근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목적과 수단의 운용에 대한 전쟁지도이론은 전쟁 수행의 주체인 인간이라는 변수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나타난다. 전쟁지도이론의 난점(難點)은 군사적 활동의 본질에 포함된 특성을 심층적으로 고찰함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 클라우제비츠는 이런 난점을 해소하고 세 가지 인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이론을 발전시키는 것은 최고지휘관의 천재성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클라우제비츠는 이로써 기존의 이론을 능가하는 전쟁이론을 정립하는데 있어 군사적 천재의 중심적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현대적인 전략의 정의는 매우 다양하지만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군사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방안을 모색하고 그 행동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병력, 장비, 물자 등 군사적인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의 목적에 따른 수단의 운용에 있어 전투를 운용하는 전략은 군사적 행동방안에 대한 모색과 그 실행을 위한 군사자원의 사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최고지휘관의 천재성을 필요로 한다.
최고지휘관으로서 군사적 천재는 물리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현상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꿰뚫는 전략을 수립·실행하는 데 있어서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전략의 수행과 관련한 군사적 환경에 대해 클라우제비츠는 당시 유럽 각국의 군 수준이 무기・조직・훈련 면에서는 서로 비슷하지만 군의 무덕, 야전사령관의 재능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진단하였다. 물리적인 환경면에서는 대등하여 큰 변수가 되지 않지만 군대의 정신적 요소와 군사적 행동방안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지휘관의 능력은 중요한 변수로서 고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찰해야할 변수로서 중요한 정신 능력을 군의 무덕, 군의 국민정신, 야전사령관의 재능 등을 들었다. 또한 그는 이 정신적 요소를 단체정신(innungsgeist; esprit de corps, 團體精神)으로서 군대의 무덕(kriegerische Tugend, 武德)과 적의 약점에서 이점을 끌어내는 진정한 창조적 힘으로서 대담성(kühnheit, 大膽性) 등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야전사령관의 정신적 요소와 관련된 천재성을 강조하였다.
클라우제비츠는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적 요인 중 단체정신으로서 군의 무덕을 먼저 설명하였다. 무덕의 첫째 성격은 절제되고 고차원적 요구에 순응하는 용감성이며, 둘째는 전쟁에서 군인들의 자연적 힘들을 결합시키는 단체정신이다. 셋째는 전쟁의 위험·공포·피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러한 불굴의 노력을 승리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군사정신이다.
두 번째로 설명한 대담성을 클라우제비츠는 “수송병에서 야전사령관에게 이르기까지 가장 고귀한 덕이며, 무기가 예리함과 광채를 띠도록 해주는 진정한 강철이다.”라고 하여 모든 군인이 갖추어야할 중요한 정신적 요소로 보았다. 그는 군인의 대담성을 찰나의 순간에 사라져버리는 기회의 순간을 이용함으로써 이점을 최대로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정신능력이라고 하였다. 또한 최고지휘관의 전략 실행은 소심함보다는 무모함에 가까운 대담한 결심이 오히려 더 낫다고 하였다.
클라우제비츠가 3편 ‘전략’에서 정신적 요소를 강조한 이유는 1편에서 설명한 군사적 천재의 개인적인 정신능력에 추가하여 전략을 다룸에 있어 전체 군대와 관련이 있는 또 다른 정신적인 힘을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전략은 전술적인 승리를 토대로 목표를 달성하고 전쟁의 목적을 이룰 수 있으므로 전체 군대의 단체정신으로서 무덕이 필요하다. 또한 전략에서 적의 약점을 이용하여 승리하려면 도박에서처럼 배짱 있게 밀고나가는 대담성이 필요한 것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알렉산더가 가우가멜라 전투에서 다리우스 군의 대형에 간격이 발생한 약점을 이용하여 승리한 전투사례와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기동으로 끊임없이 공격하는 나폴레옹 군대의 전투사례로부터 대담성과 무덕의 필요성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클라우제비츠는 최고지휘관으로서 군사적 천재는 전체 군대가 단체정신을 함양하도록 해야 하고, 배짱 있는 기질을 토대로 대담성을 발휘함으로써 전략을 실행하여 승리하는 데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쟁현상에서 나타나는 불확실성과 우연을 지배해야 하는 야전지휘관은 지적·정신적 능력을 겸비한 군사적 천재로서 탁월한 리더십 역량을 계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쟁은 최고지휘관 한 사람에 의해 지휘되지만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하 구성원들에 의한 개별 전투에서의 승리가 필수적이다. 이 개별전투에 투입되는 전체 군대에도 정신적인 능력이 필요하며 이것이 군의 무덕으로서 단체정신이다. 단체정신은 어떠한 위험도 극복하고 승리하겠다는 모든 군대 구성원의 정신적 힘이며 이 정신을 고양시키는 것은 더 없이 중요한 것이다. 군사적 천재에게 필요한 정신적인 능력은 기존의 규칙을 뛰어넘는 새로운 규칙을 창조하기 위한 것이다. 손자가 말한 전승불복(戰勝不復)과 같은 의미에서 현대의 전쟁을 지휘하는 군인에게도 승리를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창출하는 천재로서의 정신적인 능력은 중요한 가치임이 분명하다. 또한 전쟁이라는 현상의 전개에 따라 나타나는 적의 약점을 이용하여 승리를 달성하려면 도박과도 같은 신속한 결심과 실행이 필요하다.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이 일거에 전세를 역전시킨 것처럼 대담한 결심과 실행은 엄청난 가치가 있다. 따라서 현대의 전쟁을 수행하여 승리를 쟁취하려는 지휘관은 자신의 역량을 최고도로 향상시키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전체 군대가 응집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지적(知的)으로 자극을 주며, 영감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개별적으로 배려함으로써 이상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클라우제비츠는 ‘군사적 천재’는 전쟁에서 나타나고 드물게 출현한다고 하였다. 또한 그 천재성은 기질적으로 타고나는 것이지만 하급지휘관에서부터 최고지휘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꾸준히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를 통해 클라우제비츠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폭력을 행사하여 전쟁을 수행하는 지휘관은 천재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전쟁의 본질 속에서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군사적 천재가 삼위일체 요소들 간의 중재자로서, 불확실성과 우연의 지배자로서, 전쟁이론과 전략수행의 중심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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