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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8호(8-9월) | 러시아연방공화국 해군과 흑해 함대의 자존심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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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정훈 작성일22-09-22 15:59 조회8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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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연방공화국 해군과 흑해 함대의 자존심 몰락


김정훈(배재대학교 한국-시베리아센터 소장)



[그림 1] 러시아연방 해군 엠블럼과 해군 군함기/선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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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ru.wikipedia.org/wiki/(검색일: 2022.9.4.)

 

  러시아연방공화국 해군은 약 326년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리적 특성상 북극해, 발트해, 흑해, 카스피해, 태평양으로 이루어지는 바다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겨울에는 결빙 현상으로 항행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러시아어로 키예프)를 중심으로 국가 건설이 이루어진 이후 줄곧 내륙국에 해당되었다고 볼 수 있는 러시아 역사에 대반전이 발생했다. 1693년 표트르 1세(Peter I, 1672-1725년)에 의해 북방 북극해에 인접한 아르한겔스크에 러시아 최초의 조선소가 건설되었고, 이를 토대로 1696년 해군이 창설되었다. 이렇게 창설된 러시아 해군의 역사는 크게 세 시기로 나뉠 수 있다. 표트르 대제 이후 제정 러시아 시기의 해군과,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소련 시기의 해군, 그리고 1991년 소연방 붕괴 이후인 현재의 러시아연방공화국 체제 하의 해군이다. 물론, 표트르 1세 이전에도 러시아에 해군 활동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결정지울 수 없기는 하지만, 법령에 의해 국가 기관으로서의 공식적 명칭을 부여 받은 독립 군대로서의 지위를 확보한 것은 표트르 1세 시대이다.

  그간의 역사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해군의 위세를 등에 업고 1721년 스웨덴과의 대북방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는 발트해 패권을 장악하는데 성공했지만, 표트르 1세 사후 군사 규모 및 위력이 약화되었다. 그러나 1762년 예카테리나 2세가 집권하면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확대되면서 러시아 해군은 대외팽창의 일환으로 활용되었으며,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크림반도를 합병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러시아 해군은 미국의 남북전쟁에도 지원을 하는 등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초 러시아 해군은 러일전쟁에서 패배를 겪는 큰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소련 시기 해군력은 다시 강화되었다. 2차 세계 대전이 전개되는 시기에 소련은 세계 최대 잠수함대를 보유하기도 했다. 대전 이후에도 잠수함대의 증강은 소련에게 중시되었는데, 특히 탄도 미사일 탑재 잠수함인 골프급 참수함이나 호텔급 잠수함 등의 건조 체계는 서방보다 더 앞서 있었다. 당시 해군사에 있어 가장 큰 사건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였다. 다행히 큰 충돌 없이 위기는 진정되기는 했지만, 이를 토대로 소련 해군의 활동범위가 오대양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을 국제 사회는 목격하기도 했다.

  1990년대 초 체제 전환 이후 러시아 해군은 소연방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와 흑해 함대를 두고 갈등을 겪기 시작한다. 1997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흑해 함대 분할과 러시아의 세바스토폴 20년 임대사용 사용에 합의를 했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과정에서 상당수의 전투함과 해군기지가 러시아로 넘어가게 됐다.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NATO 가입과 여러 가지 국내외 정세로 인해 전개되고 있는 현재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러시아 해군, 특히 흑해 함대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간략하게 러시아 해군의 목표와 임무, 편제 그리고 흑해 함대 자존심의 침몰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 러시아 연방 해군의 목표와 임무

  - 러시아에 대한, 무력 사용 및 무력 위협에 대한 억제

  - 러시아연방 내해와 영해, 배타적 경제 수역 및 대륙붕에 대한 주권, 및 공해에 대한 보호

  - 세계 해양에서 해양 경제 활동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건 형성 및 유지

  - 세계 해양에서 러시아 해군의 지위를 보장, 해군기와 군사력 표현, 군함과 선박 방문

  - 국가 이익에 부합하면서 동시에 세계 공동체가 수행하는 인도적 활동에 대한 참여 보장

 

 

● 러시아 해군 편제

  현재 러시아 해군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해군성을 중심으로 북방 함대, 태평양 함대, 발트 함대, 흑해 함대 등 4개의 함대와 1개의 소함대인 카스피 소함대로 편성되어 있다. 이 중 북방 함대와 태평양 함대는 대양 함대로써 각각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활동하고 있다. 발트 함대와 흑해 함대는 연안 함대로 발트 해와 흑해를 작전 지역으로 삼고 있다.

  * 북방 함대: 1933년 창립된 북방 소함대에 기원을 두며 바렌츠 해와 노르웨이 해를 근거지로 하여 북극해와 대서양에서도 활동하는 함대로써 본부는 세베로모르스크에 위치하고 있다.

  * 태평양 함대: 1731년 오호츠크 소함대로부터 시작한 함대로 태평양을 활동범위로 하고 있으며, 본부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위치하고 있다.

  * 발트 함대: 1703년 스웨덴과의 대북방전쟁 중에 창립되어 러시아 해군 함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함대의 본부는 칼리닌그라드에 위치하고 있다.

  * 흑해 함대: 흑해와 아조프해, 지중해에 있는 함대로 1783년 세바스토폴과 함께 창립되었으며, 본부는 세바스토폴에 위치하고 있다.

  * 카스피해 소함대: 1722년 표트르 1세에 의해 창립된 함대로 카스피해 지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본부는 아스트라한에 위치하고 있다.

 

 

[그림 2] 러시아 해군 편제와 함정 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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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andrewerickson.com/2022/03/office-of-naval-intelligence-details-russias-navy-unique-info-set/ (검색일: 2022.09.05.)

 

 

● 흑해 함대의 자존심 몰락

  2021년 겨울부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병력을 전개하다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특별 군사작전(러시아를 제외한 서방에서는 이를 전쟁이라 명하고 있음) 개시 명령 선포 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가 내세우는 그 표면적인 이유는, 첫째 NATO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안보 불안, 둘째 우크라이나 내 나치 세력의 청산으로 러시아계 주민보호와 해방과 북 크림 운하의 안전, 셋째 우크라이나의 정체성이다. 전쟁 개시 7개월째로 넘어가는 지금, 그 여파는 전 세계에 식량-에너지 위기, 난민, 국제사회 불안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기간에 우크라이나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러시아의 초기 목표와는 달리, 사태는 이미 중장기 전으로 돌입했다. 러시아의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로 인해 압도적으로 일방적인 공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국제 사회의 일반적 예측도 빗나가고 있다. 현재 러시아가 전쟁 초기부터 우세를 보였던 하리키우 등 북동부 지역 탈환에 성공했다는 우크라이나 군의 맹활약이 국제사회에 전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러시아 입장에서 볼 때, 여러 가지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그 중 러시아 해군사에 있어 가장 치욕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소식 중 하나가 바로, 슬라바급 미사일 순양함 1번함이자 흑해 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4월 15일 경에 침몰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4월 13일 RK-360MT 넵튠 지대함 미사일 2발로 세바스토폴에서 서쪽으로 약 220km 떨어진 바다에서 격침됐다(러시아 측 보도에 따르면 ‘모스크바’함은 폭풍에 의해 침몰됐다고 주장하기는 했지만). 냉전시기인 1976년에 미 항공모함을 침몰시키기 위해 건조되었으며, 1983년에 함명 ‘슬라바’(Слава, ‘영광’이라는 뜻 내포)로 취역한 ‘모스크바’함은 만재배수량이 11,490톤으로 P-1000 불칸 대함미사일 16발을 적재할 수 있으며, 500명 이상의 승무원이 탑승할 수 있다. ‘모스크바’함은 흑해에서 가장 강력한 함선으로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해군 전체를 감당할 정도의 대함 미사일을 갖추었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겐 이에 저항할 만한 함대가 없는 것은 물론 잠수함도 존재하지 않기에 나왔을 수도 있으나, 결국 ‘모스크바’함은 우크라이나가 운용한 바이락타르 TB2 UAV와 지대함 미사일의 조합으로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  

 

 

[그림 3]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함의 제원과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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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dailymail.co.uk/news/article-10717065/Go-f-Russian-warship-BLOWN-Cruiser-Moskva-hit-Ukrainian-missile.html (검색일: 2022.09.4.)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서방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은 믿기 어려워하기도 했다. 비록 약 40년 전에 취역하기는 했지만, 그 규모와 위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운용하는 지대함 미사일과 UAV에 무너질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모스크바’함이 장착하고 있던 아날로그식 MR-750레이더는 디지털화된 이지스 전투 시스템과 다르게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자동화 수준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즉 러시아의 함정은 서방이 평가하던 바와 달리 상대적으로 자동화와 디지털 시스템이 취약하다고 본 것이다.

  결론적으로 ‘모스크바’함의 침몰은 러시아연방공화국 해군 군사력의 부정적 평가뿐 아니라  전략에 있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된다. 흑해 함대의 지휘선 역할을 했었던 ‘모스크바함’이 사라진 현재, 러시아는 이번 전쟁의 해상 전략에 또 다른 기함을 배치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사회뿐 아니라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부분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는 튀르키예 역시 흑해로 들어가는 해협을 내주기 부담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해군의 역사는 위에서 잠시 살펴 본바와 같이 부침이 있어 오기는 했다. 하지만 국제 사회에서 핵잠수함을 필두로 한 러시아 해군의 규모와 위력에 대한 인식에는 항상 다소의 두려움이 내포되어 왔다. 물론, 러시아연방 해군 편제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흑해함대의 자존심인 ‘모스크바’함의 침몰이 러시아 해군 군사력 전체의 실상이라고 하기에는 큰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치부를 보이며 몰락하는 것처럼 보이는 러시아 해군을 결코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내륙국으로 시작해 국제 사회의 주요 열강의 한 축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동항’의 확보와 강력한 대양 국가를 지향하는 러시아의 의지와 관심은 표트르 1세에 의해 형성된 러시아 해군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 바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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