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8호(8-9월) | 미 해군 수상부대 전투 능력 변혁이 한국 해군에게 주는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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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조영주 작성일22-09-22 16:40 조회1,444회 댓글0건본문
미 해군 수상부대 전투 능력 변혁이 한국 해군에게 주는 함의
충남대 조영주 교수
I. 서론
2021년 국제통화기금 통계 기준 세계 10위 경제 강국으로 부상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은 경이롭다. 이는 국토 면적에서 대한민국의 170배인 세계 1위 러시아와 5위 브라질을 추월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초강대국으로 둘러싸인 반도국이자 대륙으로 진출이 막힌 분단국으로서 불리한 지정학적 여건과 전쟁의 참화 등 무수한 악조건을 극복하고 이룩한 성과이기에 더욱 특별하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한국인의 남다른 성실성, 교육열, 그리고 열정 등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한강의 기적이라 부른다.
그러나 한국인이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번영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과연 지난 70여 년간 눈부신 국가발전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를 냉철히 분석해 보고 그 토대를 더욱 든든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관한 많은 논리와 주장들이 있겠지만 국가전략 차원에서는 해양이 해방 이후 대한민국 국가발전과 번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현대사에서 대륙 중심의 국가정책을 지속한 북한과 지난 반만년 역사의 굴레를 끊고 해양을 통한 국가발전을 추진한 대한민국의 현저한 국력 차이, 그리고 해양을 지향한 중국의 놀라운 국가발전이 이를 잘 입증해 준다.
2002년 현재 대한민국은 평시 수출입 물품의 99.7%와 전시 전쟁 물자 대부분을 해양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해양 강국으로 탈바꿈하였다. 그런데도 대부분 한국인은 마한이 주장한 ‘해양력은 해양과 해양에 의해서 국민을 위대하게 하는 국가의 힘’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고 이는 국익을 저해할 수 있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인이 지난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해양 사용의 자유를 스스로 확보하기보다는 미 해군이 제공한 혜택에 무임승차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평가된다.
그러나 21세기 아시아 태평양 시대를 맞아 한국인이 해방 이후 누려온 해양 사용의 자유가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먼저는 소말리아 해적과 이란의 ‘한국 케미호’ 나포가 강력한 경고음을 울려주었다. 그렇지만 더 큰 태풍급 위기는 한국의 국가안보와 번영에 사활적인 영향을 미칠 현재 동아시아에서 해양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미·중 세계 패권 경쟁이다. 지난 반만년 역사에서 역내 세력 변동으로 인한 국란과 그 피해를 상기할 때 세계 최강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이 역내에서 벌이는 세력 투쟁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력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겠다. 본 논고에서 동아시아 해양 통제권을 두고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에 대항한 미국과 미 해군이 추구하는 전략적 대응의 본질과 우리에게 주는 군사적 함의를 살펴보는 이유이다.
II.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전략적 대응
토인비가 ‘인류 문명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언급한 바처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 세계 패권 경쟁을 치렀던 미국은 또다시 중국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중국이 이제는 미국의 위협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상쇄전략에 기인한 것이다. 상쇄전략(Offset Strategy)이란 ‘경쟁의 조건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구축함으로써 상대적인 우위를 담보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소련에 승리하기 위해 중국의 부상을 소련을 봉쇄하는 상쇄전략의 수단으로 활용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나 이제는 중국을 상대로 제3차 상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상쇄전략의 핵심은 2014년 ‘새로운 국방혁신 구상을 통해 군사적 경쟁의 조건을 유리한 방향으로 조성하여 지속하여 중국을 상대로 압도적 우위를 담보하겠다’라는 헤이글(Chuck Hagel) 미 국방장관의 발표에 잘 담겨있다.1 더 나아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지난 행정부에서 중국의 평화적 부상을 환영하고 건설적인 관계를 통해 견제와 협력을 증대하겠다는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중국을 미국의 국익을 저해하는 위협으로 적시, 향후 힘을 통한 평화를 달성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였다.2
이에 미국 국가국방전략(NDS)은 중국과 러시아를 미 국익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준 경쟁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상대로 고강도 전투 수행에 대비한 치명적이고 탄력적이며 혁신적인 합동전력을 건설할 것을 선언하였다.3 또한 국가군사전략(NMS)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세부 내용으로 범지구적 관점에서 합동부대의 전략적 접근 방안, 5대 임무 영역에 대한 부대 운영, 그리고 전력 개발 및 설계에 관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4
위와 같은 미국의 일련의 정책 변화는 2012년 이후 중국 시진핑 주석이 급진적으로 국가정책 변화를 모색한 것과 깊숙이 연계되어 있다. 시진핑 주석은 덩샤오핑의 ‘자신의 능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린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정책’을 탈피하여 ‘자신의 할 일은 주도적으로 한다는 주동작위(主動作爲) 정책’을 추구하였다. 이와 함께 미국을 상대로 지역과 세계적 수준에서 ‘신형대국관계’를 요구하였다. 더 나아가 시진핑은 중국이 서구 식민제국에 의해 겪었던 ‘치욕의 세기’를 벗어나 공산당 영도 하에 중화민족의 대 부활을 실현하겠다는 ‘중국몽’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중국몽은 시진핑이 2017년 제19차 당대회에서 제시하였는데 핵심 내용은 ‘중국 공산당 창설 100주년인 2021년까지 모든 면에서 번영된 사회건설을 완료하고, 2035년까지 경제·기술 강국으로서 군사력의 현대화를 거의 완성한 후,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수준의 강군을 보유한 초강대국으로 부상한다’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일대일로 전략과 중국 제조 2025, 그리고 군민융합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군사적 차원에서는 미국을 서태평양에서 몰아내고 지역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해양을 중심 무대로 하는 A2AD 전략을 강력히 추구하고 있다.5
또한 중국군은 이러한 국가정책을 뒷받침하고자 2019 국방백서 ‘신시대의 중국 국방(新時代的中國國防)’에서 2035년까지 국방개혁과 첨단장비 현대화를 달성하고 2049년까지 방어하는 군대가 아닌 어떠한 전쟁에도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세계 일류 군대로 육성시킨다는 ‘강군몽(强軍夢)’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6 이러한 국가정책과 국방목표를 뒷받침하는 현 중국의 군사전략은 ‘신 형세 하 적극방어 군사전략(新形勢下積極防禦軍事戰略)’으로서 ‘신 형세’란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적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그리고 ‘적극방어’란 전략적으로는 방어 태세를 유지하나 작전적으로는 선제공격도 불사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하여 분석해 보면 현재 미·중 간 첨예한 대립을 보이며 전개 중인 세계 패권 경쟁은 현 현실주의 국제정치 질서 속에서 국가정책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군사력 대결로 귀결되며, 미국의 해양을 통한 동아시아 패권 지배에 중국의 ‘반접근/지역 거부(A2/AD, Anti-Access/Area Denial)’ 전략에 의한 군사적 도전으로 표출되고 있다.
III. 중국의 A2/AD 그리고 미국의 ASB
중국의 강군몽 추진은 1991년 정보전쟁의 전형인 제1차 걸프전 시 ‘사막의 폭풍 작전’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당시 미국의 첨단 과학 기술이 집약된 정밀유도무기와 스텔스 폭격기를 주력으로 수행된 ‘네트워크중심전(NCW, Network Centric Warfare)’은 구시대 인민 전쟁 교리에 머물고 있던 중국군에 엄청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당시 중국군은 서방군대와 비교하여 30~40년 뒤처진 것으로 인식하고 대규모 지상군 병력 감축과 함께 소련에서 도입한 무기체계 등의 역설계로 해·공군 전력에 대한 현대화를 신속히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중국군의 현대화 방식은 단기간에 서방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자체 개발은 지양하고 소련과 서방으로부터 획득한 기술을 통합하고 개선해 나가는 ‘도약 개발’ 방식을 채택하였다. 그리하여 중국군의 현대화를 위한 군사교리는 장쩌민 시기 ‘첨단기술 조건 하 국부전쟁,’ 후진타오 시기 ‘정보화 조건 하 국부전쟁,’ 그리고 2012년부터는 시진핑 주석이 ‘정보화된 국지전의 승리’를 기치로 중국군의 첨단 과학화·정보화를 더욱더 가속해 나가고 있다.7
특히 중국은 1996년 ‘제3차 대만해협 위기’ 시 미국의 2개 항모전투단 개입의 뼈아픈 교훈을 계기로 추후 이를 거부할 ‘반접근/지역 거부(A2AD)’ 능력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1999년 NATO에 의한 유고 베오그라드 중국 대사관 오폭사건과 2001년 남중국해 미 EP-3와 중국 F-8 요격기 충돌사고는 지난 수 세기 미국이 공들여 추진한 대중국 개입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양국이 종국에는 적대관계로 복귀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동아시아 해양을 둘러싼 역내 패권 경쟁에 돌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미국은 2013년 5월 소련을 물리친 ‘공지전투(Air-Land Battle)’ 개념처럼 중국에 대항할 ‘공해전투(ASB, Air-Sea Battle)’ 개념을 육·해·공·해병대 합동으로 발전시켰다. 공해전투 개념은 지난 유럽 전역과 달리 지상에 국한되지 않고 지상, 해양, 우주, 그리고 사이버 영역 등 모든 5개 영역에 걸친 통합된 작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중국의 반접근/지역 거부에 대항하여 공해전투가 추구하는 해법은 ‘적 세력을 차단(disrupt), 파괴(destroy), 그리고 격퇴(defeat)하기 위해 종심 깊은 공격이 가능한 통합되고 네트워크화된 전력(NIA/D3)’을 발전시키는 것임을 표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각 군 참모총장들은 2014년 합참 차원에서 공지전투 개념을 합참의 ‘합동 접근 작전 개념(JOAC, 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 예하에 완전히 통합된 합동작전 차원의 ‘지구 공공재에 대한 합동 접근 및 기동 개념(JAM-GC, Joint Concept for Access and Maneuver in the Global Commons)’으로 발전시켰다.
IV. 합동성에 기초한 미 해군과 수상 전투 능력의 변혁
중국의 부상과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에 대응하여 미 해군은 2020년 “해양에서의 우세: 전 영역 통합 해군력을 통한 우위”라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 해군·해병대·해경은 ‘전 영역(All-Domain), 즉 해양으로부터 우주, 전 세계 대양·연안·해안, 그리고 정보 환경과 사이버 영역 및 전자기 스펙트럼’ 등에서 통합된 능력을 갖출 것임을 밝혔다. 특히 중국과의 세력 패권 경쟁이 해양을 중심으로 전개되기에 중국에 대항한 모든 작전 임무의 토대가 되는 ‘해양통제’ 임무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9
이러한 맥락에서 미 해군과 해병대는 중국으로부터 도전받고 있는 해양통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분산 해양작전(DMO)과 경쟁적 환경 하 연안작전(LOCE), 그리고 원전 전방 기지 작전(EABO)’을 수행하고 이에 필요한 전력을 건설해 나갈 것임을 선언하였다.10 특별히 미 해군의 분산해양작전은 세력의 분산, 그러나 노력 및 기동의 통합을 추구한다. 이를 통해 미 해군은 전장 상황 인식과 영향력을 증진하여 기습을 달성하는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위협을 무력화하고 적에게는 작전적 딜레마를 강요하고자 한다. 또한 분산해양작전은 전투 전력을 분산하여 다수의 공격 축을 형성함으로써 적에게 더 큰 위협과 방어 소요를 강요하고 적의 결심체계 사이클과 자원 투자 방식에 많은 도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 해군은 2017년 “수상부대 전략: 해양통제로의 복귀”를 발표하였다. 전략의 목표는 미 해군이 수적으로 우세한 중국 해군력과 첨단 과학무기에 의한 연안으로부터 도전에 대항하여 해양통제를 달성하는 것으로, 전략의 핵심은 ⓵분산된 치명성, ⓶해양통제로의 복귀 두 가지이다. 이때 분산된 치명성이란 모든 전투함의 공세적 치명성을 증진하고 이러한 전력을 지리적으로 분산 배치하며 이러한 전력이 전투 지속 능력을 발휘하도록 방어 탄력성, 네트워크, 손상통제 등 능력을 적절히 갖춘다는 것이다.11
두 번째 해양통제로의 복귀는 중국을 상대로 해양우세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존 전략의 중심을 해양 투사로부터 해양통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의 수상부대 전력 건설(PPBE)은 수상 전투함의 공세적 화력 능력 향상과 전장 인식 능력 증대, 최첨단 통합 공중·미사일 방어체계 등을 탑재한 함정 건조 및 현대화, 그리고 수상부대의 신속한 전투 기량 습득과 전투 교훈 학습 보장을 주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하여 전방 전개되고 준비된 미 수상부대 재래식 전력은 적의 공격을 억제하고, 적의 도출된 목표 달성을 거부하며, 미국이 추구하는 해양통제의 달성 및 유지를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다.12
이러한 전략적 변화와 함께 미 해군은 현장에서 해양통제 달성을 위한 분산해양작전의 성공적인 수행을 보장하는 ‘네트워크전’ 능력으로서 ‘협동교전능력(CEC)’과 ‘해군 통합화력 통제 및 대공방어(NIFC-CA)’ 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13 우선 미 해군의 현대 네트워크전 출현 이전에 이미 도입된 CEC는 수상전 개념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온 체계로써 전투함과 항공기에 모든 참가 전력의 탐지체계 정보를 ‘단일통합 공중 상황도’를 통해 신속한 공유를 보장한다.
이를 통해 CEC는 함대 전력이 보유한 현존 체계의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하여 대공 탐지 정보의 정확도, 지속 추적, 그리고 공중 탐지 표적에 대한 지속적 식별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주고 있다.14 또한 CEC는 SPY-1 레이더와 E-2C 항공기의 레이더를 보유하지 않은 함정도 자신이 보유한 무장을 운용하는 데 필요한 전술정보를 다른 전력으로부터 획득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해 준다. 다만 CEC의 한계점으로는 작전에 참여하는 전투부대의 탐지 능력 한도 내에서만 전술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15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미 해군은 현재 ‘해군 통합화력 통제- 방공(NIFC-CA, Naval Integrated Fire Contro- Counter Air)’ 체계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러한 사유로 개발된 NIFC-CA는 복합체계(System of Systems) 개념을 적용하여 CEC에 항공모함 탑재 E-2D 공중 조기 경보 관제기(AWACS)와 SM-6 함정 탑재 방공미사일을 결합함으로써 미 해군의 네트워크화된 방공 능력을 SM-6 최대 사거리까지 확장한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미 해군은 전투부대가 바다에서 육지로부터의 적의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에 효율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방어 능력을 크게 증진할 수 있게 되었다.16 NIFC-CA 구성요소를 도표화하여 나타내면 다음의 표-1과 같다.
이와 더불어 미 해군은 중국에 반접근/지역거부에 대항하여 해양통제를 달성하기 위해 100년에 한 번 있을 정도의 큰 변화를 내포한 새로운 함대 아키텍쳐를 설계하고 있다. 이는 2018년 국가수권법 1025조에 따라 355척 함대 유지를 목표로 확정된 한 미 국방 정책에 대한 큰 변화를 암시한다. 전문가들이 미 해군과 국방성 관계자의 언급을 기초로 예측한 새로운 함대 아키텍쳐는 ⓵더 적은 비율의 대형함정, ⓶더 높은 비율의 소형함정, ⓷새로운 제3 부류의 수상 함정(인원을 최소화 또는 조건부 승함, 또는 무인의 대형 경비정/초계함, 그리고 대형 무인 잠수정)-을 중심으로 더 분산된 구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17 이러한 미 해군의 미래 부대구조 목표는 ‘전투부대 2045(Battle Force 2045)’로 알려져 있으며18 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의 표-3과 같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 해군의 355척 수준을 이은 새로운 부대 수준 목표는 아직 공표되지는 않았으나 기존의 함정과 달리 승조원을 최소화하거나 조건부로 편승하거나 무인으로 운용하는 무인함정(UVs)을 새로운 한 축의 전력으로 운용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러한 미 해군의 무인함정 건조는 언론에서 ‘유령함대(Ghost Fleet)’라는 용어로 소개되었고 결국 2019년부터 전력의 세 번째 축으로서 무인함정을 주축으로 한 ‘유령함대’ 건설에 탄력을 받게 되었다.19 그리하여 미 해군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33억 달러 예산으로 매년 무인 수상 함정 각 2척, 총 10척을 획득하도록 계획하고 있다.20
미 해군이 구상하는 유령함대는 건조 비용이 저렴하고, 무기와 장비를 운용하는 다수 고급 인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저 비용으로 운영 가능하여 현실로 구현 가능 시 기존의 해전 양상뿐 아니라 전통적 부대 및 인적 구조, 제도와 관습 및 문화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유령함대는 사이버전 및 전자전 공격에 취약21하고 무인함정 운영 시 간단한 고장 상황에서도 원격 통제로는 적절한 조치를 하기 어려운 점, 그리고 인원에 의한 현장 상황 판단과 정밀한 현장 조치가 필요한 임무는 무인함정이 대체할 수 없는 한계점을 지닌다. 그 결과 현재 무인함정 개발은 인원을 최소로 편승한 무인화, 조건부 무인화, 완전 무인화의 세 가지 방안을 고려하여 추진되고 있다.
V. 한국 해군에게 주는 함의
소련과 냉전 대결에서 승리한 미국은 지난 30여 년간 해양에서 독점적인 지배권을 유지하며 세계 유일의 패권 국가로서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21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맞아 경제적으로 부강해진 중국의 도전으로 기존의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유지에 위협을 받게 된 미국은 중국을 공개적인 위협으로 적시하고 패권 경쟁에 돌입하였다. 이에 미 해군은 미·중 패권 경쟁의 중심 무대가 된 동아시아 해양 통제권 확보를 위해 기존의 ‘해양 투사’ 중심의 전략에서 ‘해양통제’ 전략으로의 복귀를 선언하였다. 이에 따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 미국의 국익 수호를 보장해온 미 해군의 최대 핵심 과제는 중국을 상대로 해양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상부대 전투 능력 변혁이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미 해군 수상부대 전투 능력 변혁이 한국과 한국 해군에게 주는 함의를 도출해 보면 다음과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가장 먼저는 지중해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세계 패권 경쟁이 이제 우리의 코 앞인 동아시아에서 미·중 간 패권 경쟁으로 전환됨에 따라 그 여파가 우리의 국가안보와 번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점이다. 지난 반만년 역사를 통해 한국은 세계 초강대국에 둘러싸인 약소국으로서 역내 세력 변동의 여파로 큰 피해와 역경을 감내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지역 규모를 넘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 규모의 세력 변화의 소용돌이가 우리에게 휘몰아쳐 오고 있다.
특히 한국에게 세력균형은 초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약소국이라는 지정학적 특성을 감안(勘案)할 때 국가안보와 번영에 사활적인 가치로서 국가정책과 전략 추진 시 최우선 고려 요소이다. 이는 한국인들이 반만년 역사의 교훈으로 체득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서 다시는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확고한 국가안보 대비 태세 유지와 역내 세력균형 유지에 이바지할 적정한 힘을 보유하는 데 범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새로운 위협으로 적시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한 국가전략 추진이 법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매우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을 하는 점이다. 대통령은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위협과 위험을 명확하게 적시하고 이에 대응한 국가안보 전략의 목표를 제시한다. 이를 토대로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국가방위전략(NDS)와 국가군사전략(NMS)에서 위협으로 상정된 적을 물리치고 국방목표 달성을 위한 능력과 수단의 개발에 관한 세부 방안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미 해군은 현장에서 국방목표 달성을 구현할 미래 해군 전력 건설 및 운용방안을 구체적으로 수립히는 것이다.
특히 미 해군은 ‘해군 전력(Naval Services)’ 범주에 속하는 미 해병대와 연안경비대와 합동으로 상위 전략의 목표 달성을 보장하도록 해양전략과 전력 건설 계획을 수립하여 국익 수호에 이바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대통령으로부터 각 군에 이르는 체계적이고 상호 긴밀히 연계된 국가안보, 국가방위, 국가 군사전략 수립체계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토대로 한국 해군은 국방목표 달성에 이바지할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미래 전력 건설을 해병대 및 해양경찰과 긴밀한 연계 속에 추진할 뿐만 아니라 경항공모함 건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와 같은 불필요한 논쟁과 국론 분열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패권 경쟁이 지난 미·소 패권 경쟁 시 유럽을 중심으로 지상에서 전개된 것과는 달리 동아시아에서 해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깊이 고려하여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미·중 세계 패권 경쟁이 동아시아에서 해양 패권 경쟁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은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에 대항하여 지속적인 동아시아 해양 통제권 유지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 해군은 분산해양작전(DMO), 협동교전능력(CEC)과 해군 통합화력 통제 및 방공(NIFC -CA), 그리고 새로운 함대 아키텍쳐에 의한 전력 건설, 그리고 무인함정을 유령함대로 활용한 전술 개발 등 해양통제 달성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수상부대 전력의 전투 능력 변혁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안보 책임자와 한국 해군은 이러한 미국과 미 해군의 일련의 움직임을 심사숙고하여 국가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맞아 미·중 패권 경쟁으로 미래 대한민국 국가안보와 운명을 좌우할 주변 강대국들의 해군 군비경쟁의 파도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한국인은 역내 세력균형에 이바지할 전력이 무엇인지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평가하여 미래 전력 건설에 반영함으로써 지속하여 국가안보를 보장하고 국익을 극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 해군은 국가의 생명선인 해상교통로 보장과 주변 초강대국을 상대로 해양 국익 수호 및 역내 세력균형에 이바지할 전력과 방안이 무엇인지 숙고하여 무인함정을 포함한 미래 첨단 해군 전력 건설에 지혜와 국론을 결집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각주>
1) 제3차 상쇄전략과 관련하여 US Secretary of Defense, Memorandum, Defense Innovation Initiative, November 15, 2014; Cheryl Pellerin, “Deputy Secretary: Third Offset Strategy Bolsters America’s Military Deterrence,” DOD News, October 31, 2016. 참조
2)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The 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SA, December 2017(https://history.defense.gov/Historical-Sources/National-Security-Strategy, 2022년 7월 5일 검색)
3) The Department of Defense, Summary of the 2018 National Defense Strategy of the USA: Sharpening the American Military’s Competitive Edge, January 2018.
4) Joint Chiefs of Staff, Description of the National Military Strategy, December 2018.(https://history. defense.gov/Historical-Sources/National-Military-Strategy, 2022년 7월 5일 검색).
5) Xi Jinping, “Full text of Xi Jiping’s report at 19th CPC National Congress,” Xinhua, November, 4, 2017(https://www.chinadaily.com.cn/china/19thcpcnationalcongress/2017-11/04/content_3411 5212.htm, 2022년 7월 5일 검색)
6) 정재홍, “2019 중국 국방백서 분석과 평가, 「세종 정책 브리프」 No. 2019-13, 2019년 11월 14일.(https://kinu.or.kr/brd/board/634/L/menu/371?brdType=R&thisPage=39&bbIdx=56627&search Field=&searchText=, 2022년 7월 5일 검색)
7) 한국해양전략연구소 편, 「2020-2021 동아시아 해양 안보 정세와 전망」 (서울: 박영사, 2021), pp. 70-77.
8) Air-Sea Battle Office, Air-Sea Battle: Service Collaboration to Address Anti-Access & Area Denial Challenges, May 2013,(https://digital-commons.usnwc.edu/cgi/viewcontent.cgi?article=1000 &context=csf, 2022년 7월 5일 검색)
9) Department of the US Navy, Advantage at Sea: Prevailing with Integrated All-Domain Naval Power, December 2020. pp. 1-10.
10) Department of the US Navy, Advantage at Sea, pp. 15-16.
11) Surface Force Strategy: Return to Sea Control (Washington, DC: Department of the Navy, 2017)
12) Surface Force Strategy: Return to Sea Control, p. 9-22.
13) Ronald O’Rourke, “Navy Network-Centric Warfare Concept: Key Programs and Issues for Congress,”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port for Congress(RS20557), April 12, 2007.
14) William D. O’Neil, “The 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CEC): Transforming Naval Anti-air Warfare,” Case Studies in National Security Transformation No. 11, Sponsored by the Office of the 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of the US, 2007, p. 3.
15) Ibid., p. 14.
16) Matt Mason, “System of Systems(SoS) Case Study of the Naval Integrated Fire Control-Counter Air(NIFC-CA),” Naval Postgradute School, 2015, p. 1-2.
17)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Navy Force Structure and Shipbuilding Plans: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April 27, 2022.
18) US Congress Research Service, Navy Force Structure and Shipbuilding Plans: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October 7, 2020.; Brent Sadler, “Battle Force 2045: What It is and Why It Matters for the US Navy,” Commentary Defense, December 16, 2020, The Heritage Foundation.(https://www.heritage.org/defense/commentary/battle-force-2045-what-it-and–why-it-matters-the -us-navy, 2022년 8월 4일 검색)
19) Richard Abott, “Navy and DoD Release Draft Solicitation For Overlord Unmanned Surface Vehicle Program,” Defense Daily, September 25, 2017; Martin Manaranche, “Ghost Fleet Overlord Test Vessels Continue To Accelerate US Navy’s USV Programs,” Naval News, June 6, 2020; Megan Ekstein, “Navy Planning Aggressive Unmanned Ship Prototype Acquisition Effort, USNI News, May 15, 2019.
20) Sam LaGrone, “Navy Wants 10-Ship Unmanned ‘Ghost Fleet’ to Supplement Manned Force,” USNI News, March 13, 2019.
21) Scott Peterson and Payam Faramarzi, “Exclusive: Iran hijacked US drone, says Iranian engineer,” CMS Monitor, December 15, 2011; Todd Harrison and Kaitlyn Johnson and Joe Moye and Makena Young, Space Threat Assessment 2021, April 2021, CSIS(A Report Of the CSIS Aerospace Security Project)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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